천리마 "우리 정체 보도 말라"
대북 소식통 "천리마민방위에 망명한 김씨왕조 사람들도 활동"
 

지난달 22일 발생한 스페인 마드리드 주재 북한대사관 침입 사건의 배후가 '천리마민방위'라는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15일(현지 시각) 이 사건 계획 및 실행에 정통한 인사들을 인용해 "2월 말 작전의 배후 세력은 김씨 왕조 타도에 전념하는 비밀 조직인 천리마민방위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최근 '자유조선'으로 이름을 바꾼 천리마민방위는 지난 2017년 2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독살된 이후 그 자녀인 김한솔·솔희 남매를 피신시킨 단체로 알려져 있다. 앞서 지난달 22일 스페인 마드리드 외곽의 북한대사관에선 신원이 불분명한 괴한이 난입해 직원들을 결박한 뒤 컴퓨터와 휴대폰 등을 빼앗아 달아났다.

WP는 "이번 습격은 북한 정권을 약화시키고 대량 탈북을 격려하려는 무명 조직의 가장 야심 찬 작전"이라고 설명했다. 이성윤 터프츠대 교수는 이와 관련해 WP에 "이 단체는 그 활동이 매우 뉴스거리가 되는, 처음 알려진 북한 저항 세력"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대북 소식통은 "천리마민방위에는 미국과 유럽으로 망명한 김씨 왕조의 친인척들도 포함된 것으로 안다"며 "이들이 김정은의 정통성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라고 했다. 이 소식통은 "해외에 거주하는 김씨 왕조의 친인척들과 탈북민들이 함께 활동하는 의미 있는 반(反)김정은 조직으로 안다"고 했다.

천리마민방위는 17일 홈페이지에 '모든 언론인들께'라는 글을 띄워 "우리 단체 구성원의 정체를 파악하게 되더라도 신원에 대한 비밀을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이 단체는 "김한솔과 그의 가족이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그들의 은신처에 대한 추측 역시 위험하다"고 했다. 앞서 천리마민방위는 3·1 절 100주년을 맞은 지난 1일 홈페이지를 통해 '자유조선을 위한 선언문'을 발표하고 북한을 대표하는 임시정부 건립을 주장했다.

WP 보도에 따르면 이번 습격 주체들은 제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 측 실무협상 책임자로 활약한 김혁철 전 스페인 대사 정보를 노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언제든 배포할 수 있는 습격 당시 동영상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18/2019031800290.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