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찰위성, 열감지 장비도 갖춰
WSJ "北, 미국의 군사행동 대비… 미사일 시설을 민간시설에 분산"
 

북한이 지난해 1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에도 핵무기 6기를 만들 핵물질을 생산했다면 이는 전형적 이중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북은 역대 비핵화 협상에서도 미국과 합의 후 비밀리에 핵·미사일을 개발하는 행태를 되풀이해 왔다. 이번에도 이런 이중성이 재연된 것이다.

미 정보 당국은 영변 외에 평양 남부 강선, 평북 박천, 자강도 하갑 등지에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변은 4000개, 강선에선 6000개의 원심분리기가 가동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선 연간 우라늄탄 2~3개씩을 만들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을 추출할 수 있다. 북한 영변 원자로 및 재처리 시설은 지난해 이후 가동 중단 상태이기 때문에 북한이 지난해 이후 생산한 핵무기 6기 분량 핵물질은 모두 고농축 우라늄으로 추정된다.

미 정보기관은 정보 자산을 이용해 북한의 핵 시설을 면밀히 파악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정보력을 보였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눈도 깜빡이지 않고 북한을 지켜보고 있다"고 한 것은 미국의 북한에 대한 정보 수집 능력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 직후 "미국은 북한을 인치 단위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한·미 정보 당국은 지난해 초 북한의 핵물질과 미사일 생산 시설, 저장 시설, 연구소, 배치 기지, 핵개발 인력 등을 망라한 목록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엔 지금도 북한의 핵무기고를 늘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영변 이외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도 포함돼 있다고 한다.

우라늄 농축 시설은 원심분리기 수천 대를 돌려야 하기 때문에 전기를 많이 쓰고 열도 많이 난다. 미국 정보 당국은 이점에 착안해 비밀 시설들을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KH-12 위성은 열 감지 장비도 갖추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에 우라늄 농축 시설인 원심분리기를 공급하려 했던 아시아의 기업과 개인들에 대한 조사도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유엔 조사에서 이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커다란 파장이 일 수밖에 없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유 엔 안보리 전문가 패널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이 미국의 군사 행동에 대비해 순안 국제공항 등 민간 시설에 미사일 관련 시설을 분산해 놓았다" "글로벌 은행과 보험회사들이 석유 불법 환적 및 석탄 수출 등에 필요한 대금 지급을 부지불식간에 지원하고 있다", "북한이 시리아 무기상을 중개인으로 활용해 예멘 후티 반군에게 무기를 판매했다" 등의 내용도 보도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12/201903120033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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