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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상] 망각의 北核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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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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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상 정치부 차장
정우상 정치부 차장

북한 외교의 저력을 꼽자면 연속성에 있다. 한국의 대통령이 5년마다 갈리고, 미국의 대통령이 4년마다 교체되고, 그보다 더 많은 빈도로 대북(對北), 북핵 외교를 담당하는 한·미의 외교관들이 바뀌었다. 근 10년만 돌아봐도 한국은 북핵 담당이 송민순, 이수혁, 천영우, 김숙, 위성락, 임성남, 황준국, 김홍균에서 현재의 이도훈으로 바뀌었다. 미국은 로버트 갈루치, 윌리엄 페리, 제임스 켈리, 크리스토퍼 힐, 스티븐 보즈워스, 성 김, 조셉 윤에 이어 현재의 스티븐 비건에 이른다. 한·미의 대북 외교 담당자가 1~2년마다 바뀔 때 북한은 전통의 강석주·김계관 라인, 그리고 현재의 김영철·리용호·최선희 라인으로 '북핵 30년'을 버텨 왔다.

북한 외교관들은 한국과 미국의 약점을 잘 안다. 4년, 5년마다 대통령 선거를 치러야 하고, 그 중간에 총선과 지방선거도 해야 한다. 북한은 정권 교체기나 출범 초기에 집중적으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같은 도발을 한다. 북한은 한·미 행정부의 집권 1년 차였던 2017년에 집중적으로 핵과 미사일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세 번의 남북 정상회담과 1·2차 미·북 정상회담이라는 전리품을 챙겼다. 김정은은 작년부터 외교 무대에 나왔지만, 사실은 2012년 집권 이후 베테랑 외교관들과 '도상훈련'을 했을 것이다. 7년이면 한국 대통령 집권보다 2년 길다.

이런 북한과 김정은을 상대해야 하는 한국 정부는 대북 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하고 자산(資産)을 축적해야 한다. 대북 정책의 연속성을 강조했던 것은 문 대통령 자신이었다. 문 대통령은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의 남북 합의가 이명박, 박근혜 정부 들어 백지화됐다면서 누구보다 분노했었다. 문 대통령이 판문점 선언의 국회 동의를 추진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문 대통령이 재개를 추진하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에도 과거가 있다. 개성공단 폐쇄는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 그리고 금강산 관광 중단은 2008년 민간인 피살이 계기였다. 그런데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을 언급하자 며칠 후 "개성공단, 금강산 재개를 위해 남북 사이에 풀어야 할 과제는 해결된 셈"이라고 했다. 북한은 핵보유국을 선언했고, 민간인 피살에 대한 사과는 없었는데도 말이다.

진보 정부 10년의 자산이 보수 정부에서 뒤집힌 것을 안타 까워했다면 보수 정부 10년의 자산도 계승해야 한다. 그래야 베테랑 북한 외교관들도 한국을 어렵게 생각한다. 보수 정부 대북 정책은 적폐여서 버린다면 다음 보수 정부가 들어서면 지금의 대북 정책도 쓰레기통으로 갈 것이다. 정의용·서훈이 나라 걱정에 불면의 밤을 지낸다면 김관진·김태효의 고뇌도 존중돼야 한다. 정권은 흥망성쇠를 해도 대한민국은 전진해야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11/201903110254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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