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를 어기고 불법 환적을 통해 석유를 수입하고 석탄 수출을 늘린 사실이 유엔 조사를 통해 확인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 시각) 이번 주 발표될 유엔 보고서를 인용 보도했다.

WSJ가 미리 입수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전문가 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압박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암암리에 불법 환적을 통해 석유를 수입하고 석탄을 수출해 외화를 벌어들이는 등 제재를 위반해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016년 1월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6건의 대북 제재 결의안을 채택했다. /UN

보고서는 "해외 은행과 보험회사들은 본인들도 모르게 수백만달러 규모의 불법 석유 환적에 계속해서 개입되고 있다"며 "석탄 환적 거래도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이 같은 위반 행위들은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대북 제재를 위반하고 소형 무기와 여러 군사장비를 이란이 지원하는 예맨의 후티반군과 리비아, 수단 등에 수출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북한은 해외 무기 중개상들을 통해 거래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은 금융기관과 가상화폐 거래소를 해킹해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북한은 사이버 해킹을 통해 가장 확실한 수확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5월 북한 해커들은 칠레 민영 은행인 ‘방코 드 칠레’를 해킹해 1000만달러(약 113억원)를 홍콩 계좌로 빼돌렸다. 3개월 뒤에는 인도 코스모스 은행을 해킹해 1350만달러를 북한과 연계된 홍콩 법인으로 보냈다.

북한은 제재를 피하기 위해 중국, 러시아, 리비아, 시리아, 아랍에미리트 등에 북한 은행 대표 30여 명을 파견하기도 했다. 북한 은행 대표들이 해외에서 활동하는 것은 유엔 제재 위반 사항이지만 일부 국가들은 이들을 추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보고서는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 협상을 통해 대북 제재 완화 또는 해제를 이끌어내려고 하는 가운데 발표될 예정이다. 대북 제재를 간절히 바라는 북한 입장에선 이번 보고서 로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대북 제재를 지렛대 삼아 북한과 외교적 협상을 벌여온 미국 입장에서도 이번 보고서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유엔 안보리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제지하기 위해 2016~2017년 대북 제재 수위를 점점 높여왔다. 이 시기 채택된 대북 제재 결의안은 6개로 북한 경제 활동의 숨통을 조여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11/201903110177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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