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 4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 기사에 "북한 정부는 수요일 새벽 한·미 연합훈련을 ‘탄도 과학 분야에서 완전한 무지함을 증명하는 훈련’이라고 비하한 트위터를 올렸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처음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한 직후였다. 이날 ‘DPRK(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뉴스 서비스’ 트위터 계정은 한미 연합훈련에서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는 움직이는 사진 파일(GIF)도 함께 올렸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트위터 계정은 ‘가짜’다. 계정이 가짜인지 확인도 하지 않고 기사를 써낸 NYT는 제대로 체면을 구겼다. 결국 NYT는 약 한 시간 후에 기사를 정정했다. NYT 기사를 접한 미 네티즌들은 이 계정 글에다 "NYT에도 등장했다", "NYT는 이 계정이 패러디 계정인지도 모른다"고 답글을 달며 반겼다. 물론 "정말 북한 계정이냐", "트윗에 동의한다"는 등 이 계정이 가짜 계정인지도 모르고 단 답글도 많았다.
 
북한 정부를 사칭하는 패러디 계정 ‘DPRK(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뉴스 서비스’ 트위터 계정이 유명세를 얻고 있다. /DPRK 뉴스 서비스 트위터 계정

북한 정부를 사칭하는 패러디 계정이 미 주요 일간지를 비롯해 여러 곳을 속이며 유명세를 얻고 있다. DPRK 뉴스 서비스 계정 소개란에는 ‘북한 공식 뉴스피드(news feed)’라고 적혀 있지만 북한 정부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계정이다. 그러나 NYT뿐만 아니라 뉴스위크·폭스뉴스·버즈피드·워싱턴포스트·더버지 등이 이 계정을 북한 공식 계정이라고 착각해 기사에 실었다.

이를 두고 인도 유력지 인디안 익스프레스는 10일 "북한 공식 뉴스 서비스라고 주장하는 한 트위터 계정이 미 주요 신문 등 많은 사람을 속이는 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2009년 7월 첫 트윗을 올린 이 계정은 미 서부 해안 지역에서 데이터 분석가로 일하는 데릭과 노스캐롤라이나주(州) 변호사 패트릭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들의 성(姓)은 알려지지 않았다. 데릭과 패트릭은 ‘닌자(Ninja)’, ‘논화이트(NonWhite)’와 같이 장난스럽게 성을 만들어 붙여 다른 트위터 계정과 소통한다고 미 데일리비스트에 전했다.

이들은 매체에 "언론에 인용되는 건 매우 재미있지만 그건 더 이상 계정(DPRK 뉴스 서비스)의 목표가 아니다. 언론이 왜 사실 확인을 제대로 안 하는지 나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데릭과 패트릭은 DPRK 뉴스 서비스 트위터 계정에 정부·정치인·법률·스포츠 등 여러 분야에 걸친 글을 올리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관련된 트윗부터 팝 밴드 조나스 브라더스에 관한 트 윗까지 진지한 뉴스와 풍자를 교묘히 섞어 트위터 이용자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이 계정은 지난 9일 영화 ‘캡틴 마블’ 사진을 올리고서는 "서양의 인기 영화 ‘캡틴 마블’은 백인 여성으로 가장한 최고 지도자 김정은의 실제 위업을 바탕으로 만들어졌다"는 능청스러운 트윗을 올렸다. 지난 10일에는 "듀크대 농구팀이 졌다"는 북한과 전혀 관련없는 트윗을 올렸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11/201903110102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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