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7~28일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어떠한 합의도 내지 않고 본국으로 돌아가 ‘미국은 다시 승리하고 있다’고 선언하자 워싱턴포스트(WP)가 7일(현지 시각) "트럼프 행정부는 명백한 패배에 빠져있다"고 보도했다.

WP는 이날 ‘트럼프가 이민·무역·북한 문제 관련 자신의 치적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이민 억제, 무역적자 축소, 북핵 위협 둔화 등 최우선 과제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밀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역사적인 진보를 할 수 있는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야 할 재선 메시지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정은(좌)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우) 미국 대통령이 2019년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나 2차 정상회담의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고 보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 행정부가 이민제도를 개혁하거나 북한에 대한 고삐를 죄지 않는다고 비난했지만, 김정은과의 양자 정상회담을 서두르기로 한 (트럼프)대통령의 결정 때문에 미 협상가들이 오히려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WP는 또한 "지난 주말 트럼프가 하노이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빈손으로 귀국했고, 몇일 뒤에는 북한이 비밀리에 로켓 발사장을 다시 짓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새로운 위성사진이 등장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실험 중단’을 대북 협상 최대 성과로 내세웠지만 실상이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WP는 "트럼프는 선거 공약 중 일부를 이행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계속해서 자신의 고민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비난하고 있다"고 전했다.

WP는 대북정책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자 정책, 무역 정책 등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선거 유세 당시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무역적자를 줄이고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맹세했으나, 이와 반대되는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WP에 따르면 국토안보부가 지난 5일 발표한 무단 입국자 수는 12년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늘었다. 미 상무부는 6일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국과 적대국에게 부과한 징벌적 과세 때문에 무역적자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앞서 WP는 한미 합동 군사훈련을 중단한 것이 미국에 재앙이 될 것이라는 내용을 보 도했다. 헨리 올슨 칼럼니스트는 지난 5일 ‘트럼프가 귀중한 협상 카드를 북한에 공짜로 내줬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지난 주 협상을 결렬시킨 것은 잘한 일이지만 동맹국 한국과 연례 합동군사훈련을 중단시킨 것은 잘못한 일"이라고 정면으로 비판하고 "수십년동안 이어온 동맹이 깨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으며, 이는 미국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07/201903070205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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