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역 장성들 "훈련 없는 연합방위는 허수아비, 한미동맹 흔들려"
美의회 "훈련 부족하면 위기 상황서 중대 문제… 트럼프의 실수"
 

한·미 연합 훈련인 을지 프리덤 가디언(UFG) 연습이 사실상 폐지됐다. 군 관계자는 6일 "매년 8월에 실시해 오던 UFG 연습은 앞으로 하지 않는다"며 "대신 훈련을 둘로 쪼개 각각 실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로써 UFG 연습은 1976년 '을지 포커스 렌즈(UFL)' 연습으로 시작된 이후 43년 만에 폐지되게 됐다. 최근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 훈련 폐지에 이어 UFG 연습까지 3대 한·미 연합 훈련이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한·미 동맹이 훈련도 하지 않는 허울뿐인 군사 동맹으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군 관계자는 "혈맹으로서의 한·미 동맹이 사실상 형해화하고 있다"며 "훈련하지 않으면 주한 미군 주둔의 근거까지 약해질 것"이라고 했다.

군은 UFG를 폐지하면서 정부 부처들의 전시 대비 훈련인 '을지연습'과 한·미 연합 군훈련인 '프리덤가디언'을 분리할 것이라고 했다. 일단 을지연습을 떼어내 한국군 단독 지휘소 연습인 '태극연습'과 통합해 '을지태극연습'으로 오는 5월 실시키로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무력 공격을 격퇴하는 군의 독자적인 작전 수행 능력 배양뿐 아니라 테러, 대규모 재난 대응 등을 포함하는 포괄적 안보 개념을 적용한다는 취지"라고 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한·미 연합 지휘소 연습인 '프리덤 가디언'은 한·미 간 협의를 통해 하반기 중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키리졸브 연습을 폐지·축소해 '19-1 동맹' 연습으로 바꾼 것처럼 프리덤 가디언 역시 '19-2 동맹' 연습으로 축소 진행될 전망이다.
 
한·미 연합 훈련인 을지 프리덤 가디언(UFG) 연습이 43년 만에 사실상 폐지됐다.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 훈련에 이어 UFG 연습까지 3대 한·미 연합 훈련이 모두 폐지되는 것이다. 사진은 지난해 6월 경기 파주시 비무장지대 인근에서 미군 다연장로켓(MLRS) 부대가 훈련하는 모습.
한·미 연합 훈련인 을지 프리덤 가디언(UFG) 연습이 43년 만에 사실상 폐지됐다.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 훈련에 이어 UFG 연습까지 3대 한·미 연합 훈련이 모두 폐지되는 것이다. 사진은 지난해 6월 경기 파주시 비무장지대 인근에서 미군 다연장로켓(MLRS) 부대가 훈련하는 모습. /EPA 연합뉴스

군은 '연대급 이상 연합 훈련은 한·미가 '따로 훈련'을 한다'는 원칙에 따라 대규모 한·미 연합 훈련을 줄줄이 취소하고 있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WMD 대응센터장은 "대한민국 안보의 기반은 한·미 연합 전력인데, 이 연합 전력이 사실상 기능하기 어려운 상태가 됐다"며 "전시(戰時)에 대비한 미군 증원 훈련도 사실상 못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대한민국수호예비역 장성단은 성명서를 통해 "훈련 없는 연합 방위 태세는 허수아비 동맹"이라고 했다. 한·미 동맹은 기본적으로 군사동맹이 근간인데, 그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훈련 없는 미군이 한반도에 주둔할 이유가 있느냐는 얘기도 나온다. 한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훈련 폐지 다음으로 주한 미군 철수가 당연히 거론될 것"이라고 했다.

미국 의회에서도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 결정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상원 군사위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 의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미 연합 훈련 중단은 실제 위기 시에 훈련 부족으로 중대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몇 달간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그 기간 이상으로 (훈련 중단이) 연장되면 문제가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팀 케인 민주당 상원의원도 이 방송에서 "비용 문제로 군사훈련을 중단하는 트럼프의 생각을 이해할 수 없다"며 "이는 동맹국인 한국을 매우 어렵게 할 것"이라고 했다.

댄 설리번 공화당 상원의원은 RFA에 "군사훈련에 소요되는 비용은 전쟁이 일어났을 때 발생하는 비용보다 훨씬 적다"며 "대규모의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통해 전쟁 억지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로저 위커 공화당 상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 결정은 실수"라고 했다. WP의 칼럼니스트 헨리 올슨은 이날 "한·미 연합 훈련 중단은 북한에 값진 협상 카드를 아무런 대가 없이 준 잘못된 결정"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07/201903070029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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