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SIS, 위성 촬영사진 공개 "엔진 시험대·발사대 신속 재건"
ICBM 조립하는 평양 산음동도 물자운송용 차량 움직임 포착
 

북한이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을 전후해 동창리 장거리 로켓 발사장에서 복구공사를 진행 중인 정황이 포착됐다고 5일(현지 시각) 미국의 연구기관들이 밝혔다. 동창리 발사장은 과거 인공위성 발사용 로켓으로 위장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이 이뤄졌던 곳이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날 지난 2일 촬영한 사진을 근거로 "북한이 서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장(동창리 발사장)을 신속 재건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전문 사이트인 38노스 역시 지난달 16일부터 지난 2일 사이에 동창리 일부 구조물을 다시 짓는 작업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5일(현지 시각) 공개한 평북 철산군 동창리 장거리 로켓 발사장 사진. 지난 2일 촬영한 이 사진엔 지지 크레인(가운데) 2대가 활동하는 모습이 담겼다.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가 5일(현지 시각) 공개한 평북 철산군 동창리 장거리 로켓 발사장 사진. 지난 2일 촬영한 이 사진엔 지지 크레인(가운데) 2대가 활동하는 모습이 담겼다. /38노스

북한은 지난해 8월 이후 동창리 관련 활동을 중단하고, 각종 구조물과 엔진 시험대 등을 해체하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최근 찍힌 사진에선 2대의 대형 크레인이 관측됐고 벽과 지붕이 추가되는 등의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ICBM을 조립하는 평양 산음동 미사일 연구단지 인근에도 최근 물자운송용 차량이 들락날락하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국정원이 5일 국회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보 당국은 이런 움직임을 미·북 정상회담 결렬 이후 대미(對美) 협상 지렛대를 마련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실험 중단'을 대북 협상의 최대 성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ICBM 발사 동향을 보일 경우 미국이 이를 의식할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폐기를 약속한 동창리 시설의 가치를 높이려는 기만전술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 입장을 대변해 온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전날 "'빅딜' 문서를 전달했다"고 밝힌 데 대해 "핵보유국인 조·미가 대등한 입장에서 임해야 할 평화 담판의 판을 깨는 무례한 패권적 발상"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는 "발사대로 미사일이 이동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지만 그들의 활동은 (미사일 발사) 실험 준비와 일치한다"고 했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구실로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다만 38노스 설립자인 조엘 위트는 "북한의 (동창리) 시설 재구축이 ICBM 실험 발사 준비와 일치한다는 증거는 없다"고 했다. 조영기 국민대 초빙교수는 "북한의 이 같은 행동은 '동창리 발사장 영구 폐기'를 약속한 평양 공동선언에 위배된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07/201903070028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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