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의 '영변 폐기땐 되돌릴수 없는 비핵화' 발언과 배치
 

북한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영변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가동했다고 아마노 유키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 시각) 아마노 사무총장이 발표한 분기 보고서에서 "영변의 실험용 경수로 건설도 계속 진행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아마노 사무총장은 다만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영변의 5MW 원자로는 지난해 12월 초부터 가동이 중단된 상태"라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이와 관련해 "일부 전문가는 노후화된 원자로에 기술적 결함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아마노 사무총장은 "이 같은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의) 활동 목적이 무엇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지난 2009년 북한이 IAEA 사찰관을 추방한 뒤 IAEA는 북한 핵 프로그램을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전문가들은 영변 핵시설이 없어도 북한이 1년에 2~3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이 있다고 분석했다. 올리 하이노넨 전 IAEA 사무차장은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북한의 우라늄 매장량과 우라늄 농축시설의 특성을 고려하면 북한은 영변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얼마든지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다"며 "특히 북한이 사용하는 가스 원심분리기는 전기를 많이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해당 시설은 겉보기에는 여느 공업단지나 수퍼마켓과도 구분이 안 된다"고 했다.

핵 전문가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 소장도 이 방송에 "북한이 이미 영변이 아닌 다른 곳에서 수소폭탄의 원료인 중수소화 리튬을 생산하고 있다"며 "영변을 해체해도 북한은 수소폭탄을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우라늄 농축시설에서 연간 2~3개의 핵무기를 제조할 역량이 있다"고 했다. 그는 또 "각국 정부들의 분석을 종합했을 때 영변 핵 시설의 비중은 북한 전체 핵 프로그램의 최대 50% 수준이며, 가장 중요한 시설로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우리 정보 당국은 영변 이외 핵시설로 우라늄 광산과 정련 공장, 농축시설이 모여 있는 황해북도 평산과 평안북도 박천 일대를 주목하고 있다. 북한이 핵무기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건 이 지역에서 고농축 우라늄이 지속적으로 공급되고, 이를 재료로 우라늄탄을 만들기 때문이다.

군 관계자는 "영변 이외 지역의 고농축 우라늄 생산 가능량은 연간 80㎏ 정도로 추산된다"며 "매년 우라늄탄 3개가량을 만들 수 있는 수준"이라고 했다. 군 안팎에서는 지난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거론된 '제2의 핵시설'이 평산·박천을 지칭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하노이 정상회담 직후 유력한 제2 핵시설로 지목된 평양 남부 산업단지인 강선에도 대단위 핵시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강도 하갑과 평안북도 삭주에 도 우라늄 농축 시설과 원자로용 흑연 생산 공장 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정보 당국은 핵실험장으로만 알려졌던 함경북도 풍계리 인근 압록강변의 연구소도 감시 중이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영변 핵 시설이 전면적으로, 완전히 폐기된다면 북한 비핵화 진행 과정에서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든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06/201903060020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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