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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 회담 결렬 풍경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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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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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남북 정상이 백두산에 올랐을 때 KBS는 "삼대(三代)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천지(天池)가 두 정상에게 모습을 허락했다"고 했다. 또 "중요한 결단의 순간마다 백두산 정상을 오르곤 했던 김정은 위원장…"이라고 했다. 그러자 KBS 공영노조가 "너무나 부끄럽고 창피하다"는 성명을 냈다.

▶베트남 미·북 정상회담에서 오찬과 서명식이 취소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오후 각 방송을 보던 사람들은 혀를 찼다. 언론 뉴스를 전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마치 갑자기 상(喪)을 당한 집안 풍경처럼 보였다고 한다. 큰 뉴스가 발생했는데 이를 북핵 폐기에 초점을 맞춰 냉철하게 보도하는 곳은 거의 없었다. 북핵 폐기가 아니라 남북 쇼에만 열을 올리다 예상치 못하게 찬물을 뒤집어쓴 모습들이었다. 
 
[만물상] 미·북 회담 결렬 풍경

▶나중에는 약속이나 한 듯 미국에 잘못이 있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김정은이 고철 영변을 내놓고 제재를 껍데기로 만들려다가 비밀 핵시설·핵탄두를 폐기해야 제재를 해제하겠다는 트럼프에 막혀버린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한 방송은 "미국이 파토 낸 게 거의 명백하다" 했고, 다른 방송은 "트럼프는 건들거렸고 김정은은 진지했다"고 했다. 이들에게 '북핵 폐기'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김정은이 미국 기자 질문에 대답한 일을 두고 '감격적'이라고 보도한 방송도 있다. 그러고는 김정은을 "파격적" "여유와 유연함" "능수능란" "호쾌한" "트럼프마저 감탄할 정도" 하고 포장하더니 끝내 "정상 국가 지도자란 이미지를 전 세계에 각인했다"고 했다. 평양의 조선중앙TV가 머쓱해질 아첨이다. 이 정도이니 회담이 결렬되자 수습 불능이었던 것 같다.

▶한때 드라마보다 시청률이 높았다는 한 방송 뉴스는 최근 1%까지 떨어졌다. KBS 공영노조는 "북한이 가짜 핵 폐기 쇼를 하려다가 들켜서 협상이 결렬된 것"이라며 "뉴스로 국민을 속이지 말라"고 했다. 여기서 더 보탤 말이 없다.

▶지상파 방송이 누리는 특혜와 특권은 엄청나다. TV·라디오 수신기를 전기 콘센트에 꽂기만 하면 나오는 방송이다. 돈 내고 케이블이나 인터넷을 신청할 필요 가 없다. 그래서 지상파는 공정해야 하고 건조하리만큼 객관적이어야 한다. 좋은 채널 번호를 주고 전 국민으로부터 수신료를 강제 징수하는 것도 그 이유다. 북한 1인당 국민소득이 1000달러를 겨우 넘는데 김정은의 벤츠 마이바흐는 200만달러에 육박한다. 주민을 노예로 짓밟는 북한 독재자에게 아첨하고 찬양하려면 방송이 아니라 '위인 환영단'에 들어가야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3/04/201903040346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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