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현지에 파견한 외무성 간부는 "미국으로부터 회담 내용 보고를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28일 밝혔다. 또 일본 정부는 회담 후 미국 측과 정상급 전화 통화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정상회담 전후로 일본이 소외되는 ‘재팬 패싱’을 우려해 현지까지 외교 간부를 보내 정상회담 동향을 읽고 있다.

이날 오전 NHK에 따르면 가나스기 겐지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은 하노이 숙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북 정상회담이 끝나면 미국으로부터 회담 내용을 보고 받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등과 의견교환은 충분히 돼 있는가’라는 질문에 "돼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미국 측의 일정을 알 수 없어 (자세한 건)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2019년 2월 28일 기자회견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NHK

일본인 납북 문제를 묻는 질문에는 "일본은 (미국 측과) 여러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입에서 어떻게 나올지는 모른다"고 했다.

일본 정부는 미·북 정상회담이 끝난 후 미국 측과 정상급이나 외교장관 차원에서 전화 통화를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NHK는 전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도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나도 (미·북 정상회담) 보고를 받고 있지만 아직 회담 중이므로 자세한 내용은 보류하겠다. 이번 회담으로 납북 일본인 문제와 북핵·미사일 문제가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일본인 납치 문제 협력을 약속하는 취지의 강력한 발언을 했다. 납치 문제의 해결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 사회와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지만 동시에 일본도 주체적인 대처를 하는 게 중요하다"며 "(납북 일본인) 가족도 고령이 되고 있어 하루라도 빠른 해결을 위해 모든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는 결의로 임하고 싶다"고 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납북 일본인 문제 해결로 이어질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전부터 이번 정상회담이 이 두 문제를 해결하는 쪽으로 도움 돼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특히 납치 문제와 관련, 일본 정부는 지속해서 북한에 문제 해결을 촉구했지만 북한은 일본 측이 제기하는 납치 문제도 이미 해결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27일 NHK 등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 22일 가나스기 국장을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하노이에 파 견했다. 가나스기 국장은 지난 25일 현지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만나 미·북 실무 협상 상황도 전달받았다고 한다. 북한 문제를 담당하는 외무성 북동아시아2과의 가나이 마사아키 과장도 동행했다. 이는 2차 미·북 정상회담과 북핵 문제를 둘러싼 긴박한 외교전(戰)에서 일본이 소외(재팬 패싱)되자, 이를 방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28/201902280180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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