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한들, 22일 직원 4시간 결박… 컴퓨터 훔쳐… 北 "할말 없다"
괴한 1명은 '김정일 배지' 착용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 있는 북한 대사관이 지난 22일 괴한의 습격을 받아 직원들이 몇 시간 동안 감금됐던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2차 미·북 정상회담 실무 협상을 맡고 있는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는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를 하다가 2017년 북한의 핵실험으로 추방된 바 있다.

스페인 일간 엘콘피덴시알은 27일 스페인 내무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22일 주(駐)스페인 북한 대사관에 여러 명의 괴한이 침입해 직원들을 결박하고 입을 막은 채 4시간 이상 감금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대사관을 몰래 탈출한 북한 여직원 한 명이 민가로 뛰어가 도움을 요청했고, 도움 요청을 받은 현지인이 경찰서에 동행해 신고했다. 경찰이 출동해 대사관 문을 두드리자 괴한들은 자동차 두 대에 나눠 타고 도주했다. 엘콘피덴시알은 "경찰이 대사관에 도착했을 때 김정은 배지(김정일 배지를 잘못 지칭한 듯)를 달고 있는 깔끔한 옷차림의 한 남자가 문을 열고 나와 '아무 일도 없다'고 했으나, 이후 그 남자와 괴한들이 대사관에서 뛰쳐나와 도망갔다"고 전했다.

스페인 경찰은 달아난 차량 한 대의 운전자가 문을 열어줬던 남성과 같은 인물로 보였다고 말했다. 이를 보면 괴한들 중 일부는 북한 사람인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대사관의 컴퓨터 등 정보 기기가 도난당했고, 직원 3명이 경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범인들이 누구인지, 범행 동기가 무엇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아 경찰이 수사 중이다. 특히 경찰은 괴한들이 훔쳐간 다수의 컴퓨터 안에 어떤 정보들이 담겨 있는지 북한 대사관을 상대로 조사 중이다. 괴한들이 북한 대사관이 갖고 있던 특정 정보를 노렸을 가능성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대사관은 현지 언론의 취재에 "말할 게 없다"고만 했다.

이와 관련, 지난 25일 "중대 발표를 하겠다"고 예고한 천리마 민방위가 이 사건에 관련됐는지 주목된다. 이 단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암살당한 후 그의 아들 김한솔을 구출해 보호 중인 것으로 알려진 단체다. 이 단체는 지난 25일과 26일 "어느 서방국가에 있는 동지들에게 도움 요청을 받았다. 이번 주 중대한 발표가 있겠다" "약속을 지킨 분들은 걱정하지 마십시오"라는 글을 잇달아 올렸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28/201902280028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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