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첫 일정이 27일(현지시간) 마무리된 가운데 백악관이 출입기자 일부의 취재를 제한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보도 및 현지 파견 미국 기자들의 트위터 글에 따르면 세라 샌더스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AP와 블룸버그통신,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로이터 소속 취재기자 4명을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만찬 취재에서 제외했다.

이들은 이날 현지시간 오후 6시28분(한국시간 오후 8시28분)께부터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호텔에서 진행된 북미 정상회담 공식 일정 중 트럼프 대통령에게 질문을 던진 이들이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악수를 나누고 포토타임을 갖는 동안 "북한 비핵화에 관해 물러선 적이 있는가", "종전선언을 할 것인가" 등의 질문을 던졌다.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북한 비핵화 후퇴 여부에 대해선 "아니다"라고 답했고, 종전선언 여부에 대해선 "지켜볼 것(We'll see)"이라고 대답했다. 워싱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맹공격하고 있는 마이클 코언에 대한 질문도 이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답 없이 고개를 저었다.

보도와 트위터 글에 따르면 이후 비공개 1대1 회담을 거쳐 진행될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3+3 만찬에서 샌더스 대변인은 백악관 풀단(특정 행사를 대표로 취재해 전체 언론사에게 배포하는 기자들의 임시 구성) 기자들의 취재를 제한하고 사진기자와 TV팀만 들여보내려 시도했다.

이후 미 기자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백악관은 월스트리트저널 소속 기자 1명과 북한기자, 사진기자와 카메라맨의 입장만 허가했다.

이같은 백악관 조치에 대해 미국 기자들 사이에선 비판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WP는 이번 취재 제한 조치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의 자유가 없는 전체주의 국가 지도자와 만난 자리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고 꼬집었다.

WP는 또 정상회담 일정을 취재한 북한 기자들에 대해 "김 위원장을 기리는 장식용 핀을 꽂고 비슷한 옷을 입은 남자 (기자) 대표들이 회담(취재)에 참여했지만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앞서 김 위원장 숙소인 하노이 멜리아호텔에선 당초 꾸려졌던 미국 프레스센터도 옮겨진 바 있다. 이 역시 이번 논란을 계기로 백악관의 취재제한 일환으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샌더스 대변인은 논란이 커지자 성명을 통해 "회의의 민감성 때문에 만찬 풀단을 소규모로 제한했지만 사진기자, TV, 라디오, 풀러 대표들이 모두 만찬장 안에 있을 수 있도록 보장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취재를 제한당한 AP소속 줄리 페이스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기자들은 권력자들에게 질문을 한다. 대중들은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들을 권리가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28/201902280019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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