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저녁 베트남 하노이 소피텔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났다. 260일 만에 다시 손을 맞잡은 두 정상. 그들의 작은 몸짓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로이터는 이날 보디랭귀지 전문가들을 인용해 "두 정상은 하노이 정상회담의 잘 조율된 첫 순간을 보여주기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이었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두 정상이 이날 만남에서 6·12 싱가포르 회담 때보다 진전된 관계를 과시하려는 행동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베트남 현지 시각으로 이날 오후 6시 29분 포토라인에 모습을 드러냈다. 두 정상은 서로를 향해 걸어 나오며 손을 뻗었다. 그들 뒤로는 성조기와 인공기가 6개씩 총 12개가 교차로 걸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2월 27일 오후 2차 미·북 정상회담장인 하노이 소피텔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백악관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 악수하며 그의 팔과 등을 가볍게 두드렸다. 김정은도 미소를 지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팔을 잡았다. 이어진 사진 촬영 중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종종 김정은의 등과 팔을 가볍게 잡으며 친근감을 표현했다.

‘보디랭귀지-상대의 마음을 읽는 비결’의 저자인 보디랭귀지 전문가 앨런 피스는 "두 사람 모두 지난해보다 관계가 좋아졌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두 사람의 모습에서 ‘미러링(타인의 행동을 똑같이 따라 하는 행위)’ 현상이 보였다"고 했다.

피스는 "‘미러링’은 자신이 상대에게 친밀감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사람들이 서로의 행동을 따라하는 행위"라며 "두 사람 사이에 꽤 강한 미러링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2월 27일 오후 2차 미·북 정상회담장인 하노이 소피텔 메트로폴 호텔에서 만나 웃고 있다. /백악관

싱가포르의 컨설팅업체 ‘인플루언스 솔루션스’의 보디랭귀지 전문가 캐런 렁은 "김정은은 싱가포르에서의 만남 때보다 훨씬 자신감에 찬 모습이었다"며 "트럼프는 손바닥을 위로 향해 보이며 김정은을 환영했다"고 했다.

렁은 "김정은은 손을 뻗은 채 (지난해 보다) 더 힘차게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걸었다"며 "싱가포르 때는 훨씬 더 망설이는 모습이었다. 이번이 훨씬 친근감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친밀함을 원하면서도 불량배의 모습은 아니었고 김정은을 이기려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사람이 모두 발언을 위해 착석했을 때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2월 27일 오후 2차 미북 정상회담장인 하노이 소피텔 메트로폴 호텔에서 의자에 앉아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차이나데일리

피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두 손을 앞으로 뻗은 채 앉아 이마를 찌푸리는 등 모습을 보였다며, 이는 "트럼프가 자신을 과시할 때 주로 취하는 동작"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김정은은 두 손을 무릎에 올려 놓거나 깍지를 끼고 있었다며, 이는 "자제력과 불안감을 보여주는 자세"라고 분석했다.

피스는 두 정상이 보인 웃음도 철저한 사전 계획에 따른 행동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두 정상 모두 예정된 때만 미소를 지은 것으로 보인다"며 "그들은 연습한 대로 행동한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28/201902280001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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