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호텔 투숙 3시간 전 베트남 외무성 美 백악관 기자들에 퇴실 요구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태운 전용열차가 베트남 동당역에 도착한 26일 오전 10시(한국시간).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서는 미국 백악관 출입기자들이 짐 가방을 갖고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김정은 숙소가 멜리아 호텔로 정해지면서 이 호텔에 설치됐던 백악관 프레스센터가 다른 곳으로 옮겨졌기 때문이다.
 
26일 베트남 하노이 김정은 위원장의 숙소인 멜리아 호텔에서 미국 취재진이 장비를 이동시키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 데이비드 나카무라 기자 트위터

베트남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오전 10시 호텔에 머무르는 미국 기자단에게 "미국 측 미디어센터가 멜리아 호텔에서 하노이 우정문화궁 국제미디어센터(IMC)로 옮긴다"고 공지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외무성 공지 즉시 백악관 출입 기자들의 호텔 퇴실이 진행됐다. 호텔 측은 김 위원장이 도착하는 오후 1시 전까지 호텔 투숙객은 모두 1층 식당에 대기하도록 했다. 미국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26일(미국시간) "미국의 언론인들이 멜리아 호텔에서 갑자기(abruptly) 이동해야 했다"며 "김정은을 태운 열차가 동당역에 도착한 직후 공지를 받았다"고 했다.

이에 하노이에 특파원을 파견한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정상회담 취재를 위해 베트남 하노이를 찾은 백악관 기자단이 멜리아 호텔에서 쫓겨났다"는 내용의 기사를 쏟아냈다.

NBC뉴스의 조나단 앨런 기자는 "베트남 보안 요원들이 호텔 로비에 있는 기자들을 향해 ‘지금 당장 이 길로 나가라’고 소리를 질렀다"며 "백악관은 해외 순방을 갈 때 사전에 프레스 센터 이용을 승인하기 때문에, 미리 지정된 장소에서 백악관 기자단이 이동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고 기사를 썼다. 폭스뉴스의 크리스틴 피셔 특파원도 "멜리아 호텔에 있는 동안 까다로운 보안 때문에 백악관 기자단은 웹하드에도 들어갈 수 없었다"고 했다.

백악관 프레스센터를 옮기기로 한 결정이 베트남 정부의 결정인지, 미국의 결정인지, 아니면 북측의 요청에 따른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와 관련, CNN의 윌 리플리 특파원은 "김정은이 미국 기자들과 같은 호텔에 있는 것을 당연히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됐다"고 말했다.

백악관 기자단은 김정은 도착 하루 전인 25일 하노이에 들어왔다. 멜리아호텔 7층에 미디어 센터가 마련돼 방송 장비와 중계 부스 등을 설치한 상태였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27/201902270154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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