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28일 열리는 2차 미·북 정상회담 기간 동안 최소 5차례 가량 만나며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한다.

일부 외신에서는 미·북 2차 정상회담에서 ‘통 큰 비핵화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FFVD)’는 거론조차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고 여길만한 상황은 어떤 경우일까. CNN은 26일 전문가를 인용해 3가지 시나리오를 소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2월 27일부터 1박 2일 동안 진행되는 미·북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했다. /뉴시스

① 北주민 선전용 ‘종전선언’

미국 워싱턴 외교안보 싱크탱크인 우드로윌슨센터 진 리 센터장은 "김 위원장에게 가장 큰 상은 경제 부문뿐 아니라 외교적 성과"라고 분석했다. 외교적 성과의 대표적인 예는 ‘종전 선언’이다. 김 위원장이 6·25 전쟁 이후 70년 간 지속된 적대 관계를 청산하고 극적인 종전 선언을 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리 국장은 "물론 형식적인 종전선언이 실제로 평화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겠지만, (김 위원장은) 북한으로 돌아가서 주민들에게 승리했다면서 선전용(propaganda victory)으로 활용할 정도로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일성, 김정일이 해내지 못했던 목표"라며 "북한 내에서 최고지도자이자 인민군 최고사령관으로서 권위와 입지를 확고히 다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종전 선언을 하면 김 위원장은 앞으로 국가 정책을 펼칠 때 전쟁보다 경제에 집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② 싱가포르 회담 비슷한 성과내도 金 ‘변변한 승리’

애덤 마운트 미국과학자연맹(FAS) 선임연구원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정상회담 때 보여줬던 모습을 되풀이하는 것만으로도 (김 위원장이) 변변한 승리(modest win)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하노이에서 회담을 진행하는 동안에도 (북한에선 핵 개발을 위한) 원심분리기가 계속 회전하고 미사일 공장도 계속 건설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은 김 위원장에게 무기고를 짓고, 숨기고, 이전할 시간을 벌어줄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번 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막연한 장담’만 하더라도 전혀 손해볼 게 없다는 것이다.

마운트 연구원은 한편으로는 김 위원장에게 ‘큰 승리’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싱가포르 회담 때처럼 자문위원들의 조언을 무시하고 주요 사안에 대해 충동적으로 양보라도 하게 되면 김 위원장 입장에선 매우 큰 승리를 얻어가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마운트 연구원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로 출발하기 전 ‘우리는 첫 번째 회담 때처럼 두 번째에도 잘 할 수 있다’고 말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에서 자신의 패배를 재현할까봐 걱정하는 모습이었다"고 덧붙였다.

③ ‘대북제재 완화 vs 핵프로그램 동결’ 맞교환

중국 카네기 칭화 글로벌 정책센터의 자오 통 박사는 "국제사회는 회담 이후에 일어날 일들을 고려해 김 위원장의 전략적 목표를 분명히 이해해야 한다"며 "국제사회는 북한이 어떠한 양보를 할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두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첫번째 목표는 체제 보장을 위해 독립적인 핵 억지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자오 통 박사는 "미국이 (북한의) 신뢰를 얻고자 체제 보장을 약속할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에 (첫번째 목표는) 일이 잘 풀리려면 수십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같은 이유에서 김 위원장은 다른 목표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두번째 목표는 북한 핵 프로그램 동결과 대북제재 완화를 맞바꾸는 것이다. 그는 "이것은 그다지 나쁜 결과는 아닐 것"이라며 "김 위원장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목표, 즉 경제 발전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27/201902270111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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