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차 미·북 정상회담 기간 군인들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한편 한국산 상품 유통 단속에 나섰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6일(현지 시각)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북한 인민무력성 군인 집회 모습.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북한 군 지도부는 최근 군인들에게 "장기간 외국 방문길에 나선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께 기쁨과 만족을 드리는 것은 우리 각자가 맡은 분야에서 최대의 성과를 내는 것"이라고 선전하고 있다.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동안 군 간부들과 병사들에게 "충성심을 다해 당 앞에서 검증 받는다는 자세와 입장으로 맡은 과제 등을 긴장된 자세로 진행하라"는 지침을 내렸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RFA에 "군 지도부에서는 원수님의 외교적인 활약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군에서도 뭔가를 이뤄 놓아야 한다며 군 간부들에게 전투동원준비를 갖추도록 요구하고 있다"며 "부대별, 부서별, 개인별로 목표를 세워 각자 맡은 분야에서 부족하거나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무엇인지 찾아내 해결책을 마련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군 지도부에서) 각종 회의와 강연회를 통해 군 간부들과 병사들에게 이 기간 동안 군대 내에서 단 한 건의 비정상적인 문제도 발생하지 않도록 그 어느 때보다도 긴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지휘관들은 특히 술판, 날라리풍, 먹자판(여럿이 모여 술과 음식을 먹는 현상)과 같은 해이된 현상이 나타나지 않게 통제를 강화하도록 지시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 군 지도부는 미·북 정상회담 기간 군인들의 외출도 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이번 조미수뇌회담(미·북 정상회담)으로 군 통제가 한층 강화되면서 군인들이 부대 바깥에 나와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기 어렵게 됐다"며 "국경 경비도 한층 강화돼 국경 지역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고 했다.
 
북한 평양제1백화점에서 방문객들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노동당은 한국산 상품 유통 단속에 나섰다. 김정은이 미·북 정상회담을 위해 자리를 비운 데다, 다음 달 10일로 예정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대의원 선거를 앞두고 내부 통제에 돌입한 것이다.

평양의 한 소식통은 RFA에 "현재 조미수뇌회담과 대의원 선거를 앞두고 내부 정세가 잔뜩 긴장돼 있는 상태"라며 "현 정세가 워낙 중요하고 민감하기 때문에 이럴 때는 극도로 몸조심해야 한다는 사실을 주민들은 잘 알고있어 한국 상품의 구입과 사용을 최대한 절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그동안 북남 관계가 개선 조짐을 보이자 웬만큼 사는 사람들은 거의 한국산 상품을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당국의 단속이 강화되자 장마당이나 상점, 외화상점에서 은밀히 판매되던 한국 상품들도 갑자기 자취를 감춰버렸다"고 했다.

이어 "이제는 일반주민들도 ‘한 나라의 상품을 보면 그 나라 경제를 알 수 있다’고 공공연히 말하고 있다"며 "당국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와 원수님의 외국 방문을 핑계로 한국 상품 단속에 나선 것은 주민들의 남한에 대한 동경심을 차단하려는 의도"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27/201902270060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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