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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 테리] '종전 선언'하면 한국에서 벌어질 일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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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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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 선언'은 구속력 없다 해도 주한 미군 주둔에 영향 미칠 것
돈 중시하는 트럼프 때문에 미군 철수 위험성 더욱 심각
승자로서 개혁 택한 베트남의 길… 북이 핵 버리고 따라갈까
 

수미 테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연구원
수미 테리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 연구원

이제 몇 시간 후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두 번째 만난다. 회담 장소인 하노이는 베트남 전쟁을 기억하는 미국인 장년층에 트라우마적인 기억들을 떠올리게 할 것이다. 이 전쟁은 미국 역사에서 가장 실패하고, 남북 전쟁 이후 가장 분열적인 것이었다. 미국인 5만8000여명이 월남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죽었다. 1973년 미군이 떠난 지 2년도 안 돼 월맹은 월남을 공격해 점령했다.

이와 달리 한국의 경우 (북의 남침에도) 살아남았고 활기찬 자유시장경제로 발전했다. 정확하게 이는 미군이 떠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군은 1953년 이후에도 새로 탄생한 공화국을 북쪽 공산주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남았다. 이는 오늘날 마음속에 깊이 새겨야 할 교훈을 주는데 북한을 상대로 한 트럼프의 외교가 진행되면서, 남한을 희생시킬 수도 있다는 위험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최소한 몇 가지 북한의 의미 있는 비핵화 조치를 얻어내지 못한다면 성급하게 '종전'을 선언하는 것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 우리 모두 한반도의 평화를 원한다. 하지만 그 평화는 무엇을 뜻하고, 어떻게 현실화될 수 있는 것인가.

김정은은 자신이 비핵화를 향한 믿을 수 있고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기 이전에 미국이 한국 전쟁은 끝났다고 선언해주기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 선언은 상징적이고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해도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미국에 무해한 것은 아니다. 주한 미군의 남한 주둔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잘못 다뤄진다면 종전 선언은 평양과 베이징이 유엔사 해체와 종국적으로 주한 미군 철수를 요구하도록 문을 열어주는 꼴이 될 수 있다. '종전 선언'에서 한국 전쟁을 공식적으로 끝낼 수 있는 '평화 조약'으로 가는 길은 아주 미끄러운 비탈길이다. 미국으로선 (한 번 선언하고 나면) 한국 전쟁이 끝났다는 선언을 무효화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 그것이 모든 당사국이 참여한 공식적인 조약이 아니라도 말이다. 한국 전쟁이 공식적으로 끝나고 남북한이 평화 상태에 접어들게 된다면 남한에 2만8000명의 미군을 주둔시킬 근거는 무엇인가.

미군 철수의 위험성은 트럼프가 현 미국의 대통령이라는 점 때문에 더욱 심각해진다. 그는 한국처럼 부유한 나라에 미군을 주둔시키는 것은 미국인을 이용해 먹으려는 외국인들이 미국 납세자들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것이라는 자신의 생각을 여러 차례 명백히 밝혔다.

한·미 양국은 최근 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타결했다. 하지만 딱 1년짜리 타결안이다. 조만간 내년치 방위비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다음 협상에선 타결이 된다는 보장도 없다.

만약 미국이 종전 선언에 합의한다면 '어떻게든, 언젠가는' 비핵화하겠다는 의례적이고 막연한 약속을 넘어 북측이 '적절한 비용'을 내도록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믿을 수 있고 의미 있는 비핵화를 위해 김정은 정권이 취할 수 있는 다양한 조치가 있다. 핵·미사일 시설과 무기 목록을 담은 모든 핵·미사일 프로그램 신고서를 제출하는 것이 예가 될 수 있다.

종전 선언을 하게 된다면 최소한 비무장지대(DMZ)와 유엔사, 한미연합사 등 한반도의 현 상태는 변함이 없다는 것, 또 주한 미군도 계속 주둔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 북측과 명확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

트럼프는 베트남 전쟁 이후에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를 보여주면서 김정은을 유인하려고 시도할 것이다. 베트남이 중국식 경제정책을 채택해 경제를 발전시켰고, 지금은 중국의 위협에 맞서 미국의 실질적인 동맹국이 됐다는 사실 말이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과 일본이 주는 교훈과도 일치한다. 즉, 미국은 옛 적들과 화해하고 그들 경제가 성장하도록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베트남의 경우 이런 변화는 진정한 개혁주의자 지도자들이 집권함으로써 가능했다. 그들은 자신들의 통치하에 모든 베트남을 통일한다는 꿈을 이룬 이후 주변국을 위협하지 않으면서 경제를 자유화시키고 확장하는 데 집중했다.

김정은을 상대해야 하는 트럼프는 훨씬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남쪽에 자유롭고 잘사는 경쟁자가 버젓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북한 지도자로 하여금 자신의 정권을 안전하게 지켜준다고 믿는 핵무기를 포기해야 한다고 확신시켜야 한다. 베트남은 전쟁에서 승리해 여유가 넘쳤다. 반면 김정은은 사실상 패배를 인정하면서 희생을 해야 한다고 트럼프는 요구하고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26/201902260387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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