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미·북 정상회담 기간 동안 미국 측 기자단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 호텔에서 동거하는 해프닝은 일어나지 않을 예정이다. 김 위원장이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 호텔에 숙박하는 일정이 확실해지자 미국 측이 멜리아 호텔에 설치하기로 했던 백악관 기자단 프레스센터를 막판에 옮기기로 한 것이다.

26일(현지 시각) 베트남 외교부는 트위터를 통해 백악관 기자단 프레스센터를 멜리아 호텔에서 국제미디어센터(IMC)로 옮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CNN도 미국 기자단이 김 위원장이 도착하기 1시간 전에 호텔에서 떠나라는 통지를 받았다고 전했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019년 2월 2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탑승한 차량이 베트남 하노이 멜리아 호텔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이 멜리아 호텔에 묵는 일정은 전날 확정됐다. 그동안 멜리아 호텔은 김 위원장이 묵을 숙소로 유력하게 거론돼왔으나 확정되지는 않았다. 전날 호텔 측은 안내문을 통해 "국가 정상의 방문에 따라 베트남 정부의 보안 검색대가 설치돼 다음 달 3일까지 가동된다"고 공지해 김 위원장의 방문을 사실상 확인했다.

멜리아 호텔에는 당초 백악관 기자단 프레스센터가 설치될 예정이었다. 김 위원장이 이곳에서 묵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북한과 미국 언론간 묘한 신경전이 관측되기도 했다. 양측 모두 이 호텔에 머물게 된다면 김 위원장은 22층에 묵고, 프레스센터는 7층에 설치될 예정이었다.
 
존 허드슨 워싱턴포스트(WP) 기자가 공개한 멜리아 호텔 내 설치된 미국 백악관 기자단 프레스센터. /허드슨 트위터
어디에서 미국 측의 프레스센터 변경을 요청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북측이 미국 언론과 부딪히는 껄끄러운 상황을 미리 피하기 위해 미국과 베트남 측에 요청했을 수도 있다. 미국과 베트남 측이 북측을 배려해 막판에 조율 과정을 거 쳤을 가능성도 있다.

급작스러운 장소 변경에 일부 기자들은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짐 아코스타 CNN 기자는 "미국 기자단이 며칠 동안 설치한 프레스센터를 옮기고 있다"고 했다. 윌 리플리 CNN 기자는 트위터에 "북한은 계속해서 요구를 하고 원하는 것을 얻어내고 있다. 미국은 다낭을 원했고, 북한은 하노이를 원했다. 다음엔 무엇을 요구할까"라고 썼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26/201902260204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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