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현지식당서 ‘더티 도널드 버거’ ‘김정염 버거’ 출시
맛은 글쎄...
 
하노이의 레스토랑 더티 버드의 콜린 켈리 셰프가 25일 저녁 ‘더티 도널드 버거’와 ‘김정염 버거’를 소개하고 있다./윤희훈 기자

작년 6월 1차 미·북 정상회담 때 싱가포르에 ‘트럼프-김 버거’가 판매돼 화제가 됐다. 그런데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둔 베트남 하노이에선 ‘더티 도널드(Durty Donald)’ ‘김정염(Kim Jong Yum)’ 버거가 등장했다. 미·북 정상회담 이벤트를 노린 마케팅이다.

25일 저녁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이름을 딴 버거를 파는 레스토랑을 찾았다. 더티 도널드 버거와 김정염 버거를 출시한 식당은 하노이 중심지 호안끼엠 호수 근처 골목에 있는 ‘더티 버드(Durty Bird)’란 아메리칸 레스토랑이다. 더티 버드의 주인인 아일랜드 출신 콜린 켈리는 "세계가 김정은과 트럼프의 만남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이를 기념하기 위한 특선 메뉴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더티 도널드 버거와 김정염 버거가 만들어지는 과정. /윤희훈 기자

켈리씨는 이날 주방에서 버거 만드는 과정을 보여줬다. 레스토랑 이름과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딴 ‘더티 도널드 버거’는 쇠고기 패티 2장에, 치즈 2장, 베이컨 2장, 피클 튀김, 그리고 켈리씨가 직접 개발한 ‘러시안 드레싱’으로 맛을 냈다. 러시안 드레싱은 케찹과 마요네즈, 피클, 타바스코 소스를 섞어 만든 소스다. 켈리씨는 "트럼프 대통령이 곤욕을 치르고 있는 러시아 스캔들에서 이름을 따왔다"고 했다. 패티 위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금발을 상징하는 노란색 ‘치킨 플로스’를 얹었다. 그 위엔 미국을 상징하는 성조기를 꽂았다.

김정염 버거는 김정은의 이름에 ‘맛있다(yummy)’는 뜻의 영어를 붙여 이름을 지었다. 김정염 버거는 특제 김치 소스 위에 양상추와 토마토를 올리고 김치 튀김과 구운 돼지고기 2조각, 치즈 1장을 놓는다. 맨 위엔 볶은 김치로 마무리했다. 마지막으로 북한 인공기를 꽂았다.

가격은 더티 도널드 버거가 20만VND(한화 1만원), 김정염 버거가 15만VND(한화 7500원)이다.
 
더티 트럼프 버거의 모습. 패티 위에 치즈와 베이컨이 듬뿍 올라갔다, 심지어 더블이다. 첫 인상부터 심상치 않다. 그 뒤로 보이는 버거가 김정염 버거이다./윤희훈 기자

두 버거의 맛은 먹어보라고 권할 수준은 아니었다. 쇠고기 패티+치즈+베이컨이 더블로 들어가 겉모습부터 부담스러웠던 더티 도널드 버거는 한 입 이상 베어먹기가 어려웠다.

김치 소스와 볶은 김치로 느끼함을 잡은 김정염 버거가 그나마 먹을만 했다. 하지만 7500원을 내고 다시 사먹겠냐고 묻는다면 ‘아니오’라고 답할 것이다.

실제로 현장 취재를 하는 동안 두 버거를 사먹는 손님은 보이지 않았다. 아리랑TV와 일본 NHK 방송의 촬영팀이 와서 영상을 찍기 위해 주문한 게 전부였다.

더티버드 직원에게 "도널드 버거는 너무 기름지다. 먹기 부담스럽다"라고 말하자, 직원도 "인정한다. 내 입에도 김정염 버거가 더 낫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26/2019022600654.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