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1주일 대리 통치자에 주목
김정은, 출국때 김영남에 귀엣말… 수행단엔 리설주 없고 김여정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노이행 특별열차에 태운 수행 그룹과 평양에 남은 그룹의 면면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김정은의 이번 방월(訪越)은 집권 후 최장기 해외 방문이 될 가능성이 커 이 기간 '수령 없는 북한'을 대리 통치할 인물군이 주목받고 있다.

평양에서 하노이까지는 4000㎞가 넘어 가는 데만 50~60시간이 걸린다. 26일 하노이에 도착하는 김정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27~28일 회담 외에도 베트남 최고 지도부와의 회동 등 '베트남 공식 방문' 일정도 소화해야 한다. 하노이에서 최소 이틀을 머무는 셈이다. 김정은이 평양으로 돌아갈 때도 열차를 이용할 경우 최소 1주일간 평양을 비우게 된다. 귀환 길에 베이징에 들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과 회담할 경우 출장 기간은 더 길어진다. 24일 북한 매체들에 따르면 전날 평양역에선 '북한 권력 2인자'로 불리는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박봉주 내각 총리 등이 김정은을 환송했다. 특히 김정은은 다른 인사들과는 간단히 악수만 한 반면 김영남과는 귀엣말을 주고받았다. 국책 연구소 관계자는 "김정은이 의도적으로 김영남에게 신임을 실어주는 모습을 연출했다"며 "실질적 2인자인 최룡해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고 했다.

북한 매체들이 밝힌 김정은의 하노이행 수행 명단엔 부인 리설주의 이름이 빠졌다. 리설주가 평양에 남았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리설주와 트럼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의 만남은 불발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수행단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과 김여정의 조우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공식 수행원 명단에는 김영철·리수용·김평해·오수용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이 포함됐다. 외교가에선 싱가포르 1차 미·북 정상회담 때 동행하지 않았던 김평해·오수용의 등장에 주목하고 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당 간부부장인 김평해는 2009년 김정은이 후계자로 옹립될 때 발기인으로 나섰던 인물"이라며 "예우 차원에서 데려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당 경제부장을 겸하는 오수용의 동행과 관련, 대북 소식통은 "대외적으로 경제 발전 의지를 과시하고 경제 개발 모델을 찾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25/201902250028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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