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 한국에 대한 자신의 외교활동에 반대하는 부유층 50~70명을 추방하거나 수감, 처형했다는 보고서가 공개됐다.

미 외신은 북한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김 위원장이 돈이 많은 엘리트층을 공략해 재산을 몰수하고 부족한 재정을 충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1월 1일 평양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 내 집무실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했다. /조선중앙TV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 시각) "김 위원장이 미국과 한국에 대한 북한 정권의 외교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 중 돈 많은 사회지도층을 목표로 삼아 재산을 몰수했고, 약 50~70여명의 사람들이 희생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북한 국영 언론은 이를 ‘반부패운동’으로 정의했다. 미 안보 분석가와 한국 전직 정보당국자들은 "김 위원장이 국제적 제재에 직면하자 북한 내 비판론자들의 입을 막고, 부족한 재정을 보강하기 위해 이 같은 일을 벌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에 있는 싱크탱크인 북한전략센터의 보고서와 분석가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시행한 숙청은 북한에서 막강한 지위를 이용해 불법적으로 돈을 번 고위 관리들을 겨냥한 것이다. 기득권층을 숙청하면서 압수한 금액만 수백만달러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북한 지도자(김 위원장)가 그동안 체제를 안정시키고 충성파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어느정도 비리를 용인했지만, 그의 생각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은 이제 부족한 재정을 (반부패운동을 통해) 충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부정부패 척결 발언은 지난해 말 북한 보위사령부 고위 간부들이 수만달러에 해당하는 비자금을 갖고 있는 것을 비난하면서 숙청한 이후 시작됐다. WSJ는 김 위원장이 지난 2011년 말 북한 지도자로 추대된 이후 지금까지 평양에서 400여명을 숙청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1일 이례적으로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 내 집무실 소파에 앉아 신년사를 발표했다. 김정은의 신년사 육 성(肉聲) 발표는 집권 이후 7년째지만 앉아서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집무실 전경을 공개한 것도 처음이다.

이를 두고 "김정은이 정상 국가 이미지 연출을 위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모방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은 이후 김 위원장의 신년사 관철을 다짐하는 군중대회를 열고 정세와 상관없이 경제건설에 박차를 가하자고 주민들을 독려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20/2019022000834.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