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기념관, 학술포럼서 발표
"평안도 맹산군 집단 학살… 제암리 못지않은 비극적 사건"
 

"제암리 학살보다 앞서 평안남도에서 일어난 맹산군 집단 학살은 3·1운동 사상 한 지역에서 최단 시간에 최다(最多) 피살자가 발생한 사건이다."

김건실 독립기념관 연구원이 13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북한 3·1운동 사적지 조사 성과 활용방안과 남북 학술교류' 학술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평안도 지역 조사 성과'를 발표한 김 연구원은 "1919년 3월 10일 기독교 지도자의 체포·고문에 항의하는 맹산군 주민들을 일본군이 헌병 분견소 안으로 불러들인 뒤 무차별 난사해 50여 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면서 "일제의 야만성이 민낯으로 드러난 집단 학살"이라고 말했다.
 
1919년 3월 1일 평양 기독교 신자들의 만세 운동을 새긴 탑골공원의 기념 부조(浮彫).
1919년 3월 1일 평양 기독교 신자들의 만세 운동을 새긴 탑골공원의 기념 부조(浮彫).

김 연구원은 평안도 3·1운동에 대해 기독교·천도교 등 종교 단체가 이끌었고, 교사·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는 점이 두드러진다고 했다. "평안도가 근대 교육의 중심지라는 자긍심과 지역 민족 교육의 영향이 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제의 극심한 탄압 탓에 다른 지역에 비해 빨리 시위가 종결됐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소장 김용달) 주최로 열린 이날 학술 포럼에서는 북한의 3·1운동 사적지가 812곳에 이른다는 집계 결과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지역별로는 평안도 215곳, 함경도 281곳, 황해도 158곳, 경기 북부 75곳, 강원 북부 83곳이다.

독립기념관은 지난 2016 년부터 독립운동 관련 자료 조사를 통해 이 같은 통계를 발표했다. 박걸순 충북대 교수는 "현장을 직접 답사하지 못한 한계는 있지만, 북한에서 일어났던 3·1운동의 사적지 현황을 집계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말했다. 독립기념관은 "남북 공동 학술 교류 사업의 일환으로 조사 보고서를 북한에 제공하고, 북한 현지 남북 공동 조사를 제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14/201902140017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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