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가 6일(현지 시각) 북한이 비핵화 외교와는 별개로 계속해서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의 무장해제를 놓고 정보수장들과 정면 충돌한지 약 일주일 만이다.

존 루드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보는 이날 워싱턴 DC 허드슨연구소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해 미국과 동맹국들에 미사일 위협을 가하고 있는 국가 중 하나로 북한을 지목하고, 북한이 현재 진행 중인 미·북 대화와 상관없이 미사일 역량을 계속 키워가고 있다고 밝혔다.

루드 차관보는 "북한은 이미 활발한 핵 개발 프로그램을 가동하는 것은 물론 장거리 미사일 개발도 추구하고 있다"며 "장거리 미사일 역량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했다. 또 국방부가 지난달 발간한 ‘2019 미사일 방어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의 미사일이 이미 괌과 하와이 등 미국의 태평양 섬들을 사정거리에 두고 있고, 미 서부 등 본토를 위협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루드 차관보는 ‘하와이에 거주하고 있는 미 국민들이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두려워해야 하는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전혀 그럴 것 없다"고 답했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는 설계 단계부터 미국 모든 영토에 대한 방어 계획이 들어가 있다는 설명이다.

루드 차관보는 미국이 북한의 미사일 동향과 북한 과학자들의 움직임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으며, 하와이 등 미국 영토 방어는 현재의 미사일 체계로도 충분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과 이란 등의 위협을 봉쇄할 수 있는 미사일 방어 체계의 규모와 역량을 유지하고 있다"며 "우주군 창설과 함께 우주기반 요격 미사일 등으로 미사일 방어 체계를 강화하는 방안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고 했다.
 
2019년 1월 29일 미국 의회에서 열린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댄 코츠(가운데)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정보기관 16곳을 관장하는 국가정보국(DNI)의 댄 코츠 국장은 지난달 29일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 지도자들은 핵무기를 정권 생존의 필수 요소로 보기 때문에 핵무기와 (핵·미사일) 생산 능력을 완전히 포기할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 미 정보기관들의 현재 평가"라고 했다. 코츠 국장은 북한이 협상 무대로 나온 것이 비핵화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도 했다.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도 같은날 "북한은 핵무장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는 데 전념하고 있고 이것이 미국에 직접 위협을 주고 있다"고 했다. 로버트 애슐리 국방정보국(DIA) 국장도 "기술적 측면에서 볼 때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가동할 역량과 기술을 여전히 갖고 있다"며 "북한의 상당한 군사 역량도 그대로"라고 했다.

이에 언론들은 일제히 ‘정보당국이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준비하며 북 비핵화 낙관론을 펼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북한과 미국의 관계는 역대 최상"이라며 "비핵화를 위한 괜찮은 기회가 있다"고 반박했다. 대통령이 자국 정보기관을 공개적으로 공격한 데에 대한 비난이 일고 난 뒤에야 그는 "정보기관 수장들은 언론이 자신들의 말을 잘못 표현했다고 했다"고 말을 바꿨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07/201902070169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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