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달 27~28일 만날 것… 北, 위대한 경제국가 될 기회"
美는 다낭, 北은 하노이 선호… 비건, 어제 방북 김혁철과 협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 시각) 연두 국정연설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나는 2월 27~28일 베트남에서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북은 이날 평양에서 정상회담의 의제 조율을 위한 실무협상에 돌입했다. 하지만 외교가에선 "미·북이 정상회담 날짜부터 정해 놓고 의제를 논의하다 구체적 성과를 내지 못한 1차 싱가포르 정상회담의 전철을 밟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지만,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관계는 좋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대통령이 안 됐으면 지금 북한과 전쟁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역사적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선 3일 CBS 인터뷰에서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경제 국가 중 하나가 될 기회를 갖고 있다"며 "확실히 우리가 (비핵화에) 합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을 백악관에서 90분간 접견한 뒤 "우리(나와 김정은)는 2월 말쯤 만나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회담 날짜를 먼저 합의한 후 의제 논의를 시작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개최 도시를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다낭, 북한은 대사관이 있는 하노이를 선호한다"며 "6일 시작된 미·북 간 평양 실무협상에서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3일 "미·중 정상이 2월 27 ~28일 베트남(다낭)에서 만나는 것을 검토 중"이라며 "이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중국 무역 대표단을 접견할 때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낭에서 김정은·시진핑과 연쇄 회동할 수 있다는 얘기다. 문재인 대통령만 합류하면 우리 정부의 구상인 '남·북·미·중 4자 종전선언'을 위한 환경이 마련되는 셈이다. 하지만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6일 오전 경기도 평택의 오산 미 공군기지에서 미군 수송기를 타고 평양에 도착,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와 의제 조율을 위한 담판에 들어갔다. 북한이 영변 플루토늄 생산 시설 외에 우라늄 농축 시설 신고·폐기에 동의할지, 미국이 종전선언과 인도적 지원 확대를 제시할지가 관건이다.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비건이 이끄는 미국 협상팀은 20명이 넘는다"며 "의제 협상뿐 아니라 의전 협상도 병행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07/201902070023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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