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31일(현지 시각) 진행된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협상이 끝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합의한 ‘90일 휴전 협상’ 기한을 연장할 뜻을 내비쳤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직접 협상하며 기한 내 타결안을 마련할 가능성도 남아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백악관에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류허 중국 부총리를 대표로 한 미·중 대표단을 만나기 전 기자들에게 "중국과 ‘작은 거래’를 하지는 않겠다"며 "매우 ‘큰 거래’를 하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 잠시 미룰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발언이 협상 기한 연기를 의미하는지 묻는 질문에 "모르겠다"고 즉답을 피하면서도 "협상을 완료할 수 있다면 중국의 편의를 봐주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오는 3월 1일로 예정된 미·중 무역협상 시한을 연기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019년 1월 31일 미 백악관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고위급 협상단을 만나고 있다. /폭스뉴스

지난해 12월 1일 트럼프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시 주석을 만나 무역분쟁 ‘90일 휴전’을 약속하고, 3월 1일을 협상 기한으로 정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양측이 기한 내에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경우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실무협상과 이번 고위급 협상에서 미·중은 주요 의제에 대해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3월 1일 이후에도 대(對)중 추가 관세 조치 없이 협상을 계속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30일 백악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3월 1일까지 중국과의 협상이 타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양측이 기한 전 타결안을 마련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류 부총리와 회동에서 시 주석과 직접 대면 협상에 나서겠다며 "그 때 모든 사안이 합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2월 말로 예정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 일정과 연계해 시 주석과 만남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단과의 만남을 마친 후 미·중 협상 기한의 연장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는 협상 마감 기 한을 연기하는 것에 대해 얘기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한은 3월 1일"이라며 "우리는 아마 기한을 연기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기한에 이르기 전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3월 1일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인상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도 재차 강조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01/201902010137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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