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북한 비핵화 문제 등에서 정보당국과 의견 대립을 겪은 것에 대해 언론의 왜곡 보도 때문이라고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까지만 해도 정보기관에 공개적 비난을 퍼부었지만 하루 만에 비난의 화살을 언론에 돌린 것이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정보기관들과 훌륭한 회의를 방금 끝냈다"고 말하며 이 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보기관 수장들은 지난 29일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했던 말들이 언론에 의해 잘못 묘사됐다고 했다"며 언론이 정보기관 국장들의 진술을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9년 1월 31일 트위터에 공개한 사진. 백악관 집무실에서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 맨 오른쪽에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 /트럼프 트위터

트럼프 대통령은 "상원 청문회에서 정보기관 국장들이 진술한 전문을 읽어보기를 권한다"며 "거짓 진술은 국가에 해롭다"고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테러집단 이슬람국가(IS), 북한 문제에서도 정보당국과 의견이 같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우리 정보기관들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다"며 "다행히도 우리는 매우 유익한 회의를 했고, 우리의 생각은 일치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CNN은 앞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코츠와 해스펠 국장을 신뢰하냐’는 질문에 "특정 분야에서는 동의하지 않지만 시간이 증명해줄 것"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지난 29일 코츠 국장과 해스펠 국장을 비롯한 미 정보당국 수장들은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북한의 비핵화를 낙관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상반된 의견을 낸 것이었다. 이를 두고 CNN은 "정보당국이 트럼프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충돌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미국과 북한의 관계는 최상이며 북 비핵화의 기회는 아직 있다"고 반박했다. 또 코츠와 해스펠 국장이 이란 핵 활동이 활발하지 않다고 한 데 대해 "너무 수동적이고 순진하다. 그들은 틀렸다. 학교나 다시 다니라"고 상당히 격앙된 말투로 비난했다.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정보기관을 공격한 데 대해 강도 높게 비난했다. 마이클 모렐 전 CIA 국장 대행은 "대통령이 정보기관을 공개 비난하는 것은 미국의 신뢰를 깨고, 미 정보기관과 협업하는 동맹을 흔드는 행위"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01/201902010096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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