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오는 3일 2차 미·북 정상회담 조율을 하기 위한 실무회담을 앞두고 "모든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신고하라"면서 북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제시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 시설을 폐기하겠다는 약속을 한 사실도 새롭게 밝혔다.

31일(현지 시각) 로이터가 입수한 비건 특별대표의 스탠퍼드대 북한 관련 강연 발췌본에 따르면, 비건 특별대표는 최종적인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이 모든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괄적으로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일의 상황에서 비핵화를 위한 미국의 외교적 노력이 실패로 돌아간다면 ‘비상 대책’도 가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왼쪽)이 2019년 1월 18일 미국 워싱턴DC 듀폰서클 호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가운데)과 북미고위급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은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 /연합뉴스

그는 강연문에서 "우리는 포괄적 선언을 통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 프로그램의 전반적인 수준을 완전히 이해해야 한다"며 "북한 주요 핵·미사일 기지와 관련해 전문가 접근, 감시 메커니즘(구조)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북한은 수십 년간 핵·마시알 프로그램을 공개하는 걸 거부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궁극적으로 핵분열 물질, 무기, 미사일, 미사일 발사기, 여타 대량살상무기 비축물을 제거하거나 파괴하는 일을 철저히 보장해야 한다"고 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김정은이 지난해 10월 방북(訪北)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에게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을 해체, 폐기하겠다고 약속한 사실도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에 요구한 내용과 북한 측이 내놓은 공식 성명보다 더 진전된 조치라는 의미다. 당시 폼페이오 장관과 김정은은 "풍계리 핵실험장에 사찰단이 들어가는 것에 합의했다"는 수준에서만 면담 결과를 밝혔다.

그는 일단 북한이 비핵화를 달성하면 미국은 북한에 투자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을 다른 여러 국가와 함께 모색할 준비가 돼 있다고 약속했다. 또 그는 실무협상도 언급했다. 그는 "미·북 관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조건이 마련하기 위한 모든 세부 사항이 실무협상에서 다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비건 특별대표는 오는 3일 한국 서울을 방문해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조율하기 위한 실무회담에 들어간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주에 2월 말로 예정된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를 발표하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성공적인 정상회담을 위한 실행계획과 의제 등 구체적인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작업이다. 협상 장소로는 판문점이 거론된다.

이번 실무회담에서는 그의 새 북측 카운터파트로 알려진 김혁철 전 주스페인 북한대사 간의 ‘비건-김’ 라인이 처음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번 실무협상에서 북한 비핵화 실행조치와 미국의 대응조치 등 비핵화 의제를 집중 조율할 것으로 전망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01/201902010061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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