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안보 위협과 관련해 자신과 다른 평가를 내린 미 정보기관 수장들을 향해 30일(현지 시각) 언짢은 속내를 밝혔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정보 당국 평가에 대해서는 "북한이 비핵화를 할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반박했다. 자신이 나쁘게 보는 이란의 위험성을 정보 당국이 작게 본 데 대해서는 "지극히 수동적이고 순진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전날 정보 당국 수장들의 의회 청문회 발언을 비판하는 글을 연달아 올렸다.

그는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을 하지 않고 있고 미군 유해와 인질을 돌려보냈다"며 북한과의 관계가 "역대 최고"라고 했다. 북한이 비핵화를 할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고도 했다.

그는 "북한과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겠지만, 전임 행정부 막바지만 해도 관계가 끔찍했고 매우 나쁜 일들이 일어날 뻔했다"며 "지금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곧 김정은과 만나길 기대하며, 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댄 코츠(가운데)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2019년 1월 29일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코츠 국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에 의지를 보이고 있으나,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는 평가를 내렸다. /연합뉴스 AP

이는 전날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이 북한의 핵 포기 가능성이 작다고 한 평가를 반박한 것이다. 코츠 국장은 "북한 지도부는 핵무기를 정권 생존의 필수 요소로 보기 때문에 핵을 완전히 포기할 가능성이 작다"고 했다.

미국 정보기관 16곳을 총괄하는 DNI 수장이 공개 석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북핵 해결 낙관론과 정면 배치되는 평가를 내놓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정보 당국의 이런 평가를 하루 만에 다시 부정하면서 대통령과 정보기관의 의견 대립이 더 부각됐다.

이와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해서는 적대적인 감정을 또 드러냈다.

그는 트위터에 "정보기관 사람들은 이란의 위험성을 지극히 수동적이고 순진하게만 본다. 그들은 틀렸다!"고 했다. 그는 "내가 대통령이 됐을 때 이란은 중동뿐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문제를 일으키고 있었다. (내가) 이란 핵협정을 끝내버린 이후 이란이 훨씬 달라지긴 했지만, 이란은 여전히 잠재적인 위험과 갈등의 원천"이라고 했다.

그는 이란의 로켓 발사와 경제 위기를 거론하며 "이란을 조심하라"라고 하면서 "정보 당국자들은 다시 학교로 돌아가야 할지도!"라고 덧붙였다. 정보기관 수장들을 향해 학교에 가서 다시 제대로 배우고 오라는 뉘앙스로 조롱한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019년 1월 18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으로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 받고 있는 모습. /댄 스커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담당국장 트위터

전날 상원 청문회에서 코 츠 국장은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문제도 꺼냈다. 러시아가 2016년 미 대선에 깊숙하게 개입했고 2020년에도 같은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으로 궁지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한, 이란 외에 IS(이슬람국가), 아프가니스탄에 대해서도 썼지만, 러시아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1/31/201901310103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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