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4월 당시 월터 샤프 주한 미군사령관 내정자는 미 의회 인사청문회에서 "한국이 북한의 심각한 미사일 위협에 노출돼 있어 미사일 방어(MD)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샤프 사령관은 이런 북 미사일 위협 방어에 ABL(공중 발사 레이저 무기)이 효과적일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가 언급한 ABL은 보잉 747 '점보기'에 강력한 고에너지 레이저 무기를 실어 수백㎞ 떨어진 적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무기였다.

▶앞서 2000년엔 미국이 은밀히 우리나라에 조사단을 파견해 한반도 대기상태를 조사하기도 했다. 레이저 무기는 기상과 대기 상태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이다. 북 미사일 요격무기가 될 뻔했던 ABL은 비용과 성능, 안전성 문제 등으로 2011년 개발이 취소됐다. 하지만 전투기와 헬기 등 소형 항공기에 레이저 무기를 싣기 위한 미국의 노력은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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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미 육군은 AH-64 '아파치' 공격헬기에 장착된 레이저 무기로 1.4㎞ 떨어진 표적을 파괴하는 시험에 처음으로 성공했다. 아파치 헬기는 우리 육군도 36대를 보유하고 있다. 그해 11월 미 공군은 세계 최대 방산업체인 록히드 마틴과 전투기용 레이저 무기 개발 계약을 했다. 2021년 시험을 목표로 한 것이었다.

▶지난 17일 미 국방부는 '트럼프판 스타워즈(별들의 전쟁)'로 불리는 새 미사일 방어전략을 발표했다. F-35 스텔스 전투기나 무인기에 레이저 무기를 장착해 적 탄도미사일이 발사 후 우주 공간으로 솟구쳐 올라가는 상승 단계에서 요격한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이 방어 전략 보고서는 북한의 미사일을 '특별한(extraordinary) 위협'으로 규정해 북한이 주타깃임을 분명히 했다. 동해상에서 미국을 향해 발사된 북 미사일들을 레이저 무기로 요격한다는 개념이다.

▶이처럼 미 본토를 위협하는 ICBM 대응 수단은 개발되고 있지만 대한민국 영토를 위협하는 스커드 등 북 단거리 미사일 제거에 대한 얘기는 아직 없다. 우리도 국방과학연구소를 중심으로 각종 레이저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주로 무인기, 북 장사정포 등 요격용으로 미국의 수준과는 큰 차이가 있다. 패트리엇 미사일 등 한국형 미사일 방어 계획이 추진되고는 있지만 요격 미사일보다 발사 비용이 훨씬 싼 레이저 무기를 '가성비 갑(甲)' 한국형 요격 무기로 적극 개발할 수는 없을까라는 꿈을 꿔본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1/20/201901200219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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