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北 협상] '미북 2월말 정상회담' 반응은
 

미국 전문가와 언론들은 2월 말 2차 미·북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한 것에 대해 '2차 회담에서는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가 나와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크리스토퍼 힐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는 19일(현지 시각) VOA(미국의 소리)방송과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미·북 간) 어떤 구체적인 진전이 있는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양자 간 구체적인 합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스콧 스나이더 외교협회 선임연구원도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의 공개와 검증 등 비핵화를 위한 말이 아닌 행동과 가시적인 절차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애덤 마운트 미국과학자연맹(AFS) 선임연구원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간 첫 실무 협상이 시작된 건 좋은 신호"라면서도 "불행하게도 북한 김정은은 비핵화 신호를 보이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길 꺼리는 1여년 전 상황과 달라진 게 없다"고 했다.

2차 정상회담을 열기로 한 것이 북한의 전략에 말려든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 "2차 정상회담 개최는 분열되고 미숙한 미국 정부를 상대로 김정은 정권이 또 다른 전술적 승리를 거둔 것이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1차 정상회담 때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한·미 군사훈련 중단이란 중대한 양보를 받은 것처럼 북한은 이번 2차 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조종해 제재 완화나 종전선언 같은 새로운 양보를 얻어내길 바랄 것"이라고 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미 국무부 부차관보는 VOA에 "국내 정치적으로 많은 문제에 처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에 아무런 진전이 없는데도 (2차 정상회담을) 외교적 성과로 내세우려는 의도가 있다"고 했다.

섣부른 합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김정은이 핵 동결과 단계적 비핵화를 제안하면서 평화협정과 핵우산 중단을 대가로 요구할 경우 '쇼맨'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수용하고 승리를 선언할 유혹을 받을 수 있다"며 "이것은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도 "국내 정치적 위기에 놓인 트럼프 대통령이 성과를 얻어내길 바라는 상황이라 2차 정상회담은 북한에 유리하다"고 했다. 로이터통신 등 미국 언론들은 구체적인 정상회담 일시와 장소, 의제 등은 비건 대표와 최선희 부상 간 실무회담을 거쳐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1/21/201901210030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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