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국방백서] 국방백서, ICBM 인정하면서도 '北核 큰 진전없다' 과소평가
北은 전차·함정 현대화하고 '요인 암살 특수부대'까지 만들어
 

국방부는 이번 국방백서에서 '북한은 적' 개념이 사라진 것에 대해 "외부 침략과 위협이 북한에 한정된 게 아니다"라며 "이전 백서의 표현은 당시 남북 관계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고 했다. 이전까지는 남북 간 대치 상황이 고려돼 북한을 적으로 표현했지만, 현 정권에서는 상황이 변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북한은 적'이라는 개념은 정권에 따라 국방백서에 들어갔다 빠지기를 반복했다. 1995년 '북한군은 주적'이라는 표현이 처음 사용된 것은 1994년 북측의 "서울 불바다" 발언의 영향이 컸고, 이후 '주적' 개념이 빠진 것은 김대중·노무현 정권의 대북 햇볕정책의 영향이 컸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에는 '북한은 적' 표현이 살아났다가 이번 정부에서 다시 그 표현을 뺐다.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아닌, 정치적 판단에 따라 '북한은 적' 표현이 백서에 들어가거나 빠졌던 것이다.
GP 철거 이어 ‘북한은 敵’ 삭제 - 남북이 작년 9월 채택한 군사 분야 합의서에 따라 우리 군의 시범 철수 대상 GP(감시 초소)가 철거되는 모습. 국방부는 15일 발표한 국방백서에서 한 챕터 전체를 할애해 GP 철거 등 군사 분야 합의에 대한 내용을 실었다.
GP 철거 이어 ‘북한은 敵’ 삭제 - 남북이 작년 9월 채택한 군사 분야 합의서에 따라 우리 군의 시범 철수 대상 GP(감시 초소)가 철거되는 모습. 국방부는 15일 발표한 국방백서에서 한 챕터 전체를 할애해 GP 철거 등 군사 분야 합의에 대한 내용을 실었다. /사진공동취재단

문제는 이전과 다르게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현존하는 상황에서 '북한은 적'이라는 표현을 뺐다는 데 있다. 한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이전 김대중·노무현 정권 때는 재래식 무기 충돌만이 주요 고려 사항이었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적 관념이 없어진다 하더라도 대비 태세가 느슨해지면서 생길 파장이 국지적이었다"며 "하지만 핵·미사일을 전력화한 북한을 상대로 경계 태세가 흐트러지면 그 파장은 (과거와) 다를 것"이라고 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과의 대화를 고려한 정치적 고려"라며 "상부의 정치적 고려가 야전의 대비 태세 약화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했다. 애초에 '북한은 적' 개념이 부활한 건 천안함 폭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 등 북한의 도발 때문이었는데 아무 반대급부 없이 용어를 뺀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국방부는 이번 국방백서를 통해 북한의 핵 능력에 큰 진전이 없다는 평가를 내놨다. 플루토늄 보유량은 2년 전 백서와 마찬가지로 50여㎏으로 동일했고,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도 상당량을 보유'라고 평가했지만 구체적인 수치는 내놓지 않았다. 군 소식통은 "이미 정보 당국은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이 60여㎏ 이상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는 상태"라며 "북한의 핵 능력을 축소하는 듯한 인상이 든다"고 했다.
 

반면, 북한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은 상당히 진전된 것으로 분석했다. 화성 14·15형뿐만 아니라 시험 발사를 하지 않았던 화성 13형과 '13형 개량형'까지 5종류의 ICBM을 개발·보유한 것으로 평가했다. 2016 국방백서에선 '대포동'만을 ICBM으로 표시했었다.

핵·미사일 능력을 공고히 한 북한은 재래식 전력 개발에 박차를 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전차·장갑차인 선군·준마 성능을 개량했고, 자동 사격 통제 장치를 장착한 신형 중대형 함정과 '파도관통선'으로 불리는 VSV(고속특수선박)도 실전 배치했다. 대공 표적을 제압하는 공중작용탄, 사거리연장탄, DPICM(이중목적고폭탄), 화염탄 등의 특수탄도 개발한 것으로 국방부는 평가했다.

북한은 요인 암살 작전을 전담하는 특수작전대대를 창설했고, 특수전 부대의 위상 강화를 위해 '특수작전군'도 별도로 편성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1/16/201901160036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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