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평양 한상대회 참가자들, 제재기업 '만수대창작사'서 구매
"함께 간 관계자가 괜찮다 했다" 당시 통일부 산하 기관장 동행
 

지난해 11월 중순 '해외 동포 기업인 평양대회' 참석을 위해 대규모로 북한을 찾은 우리 기업인 상당수가 유엔 안보리 및 한·미 독자 제재 대상인 '만수대창작사'에서 그림을 단체 구매했다가 인천공항에서 적발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당시 통일부 산하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의 이승환 회장도 동행해 사실상의 인솔자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제재 위반을 감독해야 할 준(準)당국자가 이를 방조·조장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관세청과 방북 기업인 등에 따르면 세계한인상공인총연합회 회원 등 96명은 평양 행사에 참석한 뒤 11월 18일 중국 선양(瀋陽)을 거쳐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당시 공항 세관 측은 '아프리카 돼지 열병' 발생지였던 선양발(發) 항공편 승객에 대해 휴대품 일제 검사를 실시했고, 이들의 짐에서 만수대창작사 그림 약 20점과 도서·담배 등을 적발했다. 세관은 이 물품들을 미신고 반입품으로 처리해 유치 조치를 내렸다. 이 회장이 갖고 있던 그림도 적발됐다.

현행법에 따르면 해외에서 구매한 북한 물품은 통일부장관 승인을 받아야 반입이 된다. 더구나 만수대창작사 그림 구매는 대북 제재 위반이다. 국정원·경찰·세관 측은 합동신문을 거쳐 "그림에 이적성은 없다"고 보 고 압수하진 않았다고 한다. 복수의 기업인들은 본지 통화에서 "만수대창작사가 제재 대상인지 몰랐다"며 "동행한 관계자가 구입해도 된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회장은 "내가 구매한 게 아니라, 지인들 그림을 맡아줬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그림을 사면 안 된다고 사전에 공지했다"며 "일부 참석자가 몰래 구매한 건 내가 책임질 일이 아니다"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1/16/201901160033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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