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와 정상회담 조율
트럼프와 면담 가능성도 커
 

2차 미·북 정상회담의 일정과 의제를 논의할 양국 고위급 회담이 오는 17일(미 현지 시각) 전후 미 워싱턴에서 열릴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미·북 협상에 정통한 외교 소식통은 이날 "중동 순방을 마치고 14일 귀국길에 오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17~18일쯤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과 회담을 갖기로 하고 최종 조율 중"이라며 "이번 회담은 워싱턴에서 열리는 만큼 김영철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면담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번 고위급 회담에서 미·북은 다음 달로 거론되는 2차 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13일(현지 시각) CBS방송 인터뷰에서 '미·북 정상이 마주 앉는 걸 언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세부 사항을 도출(work out)하고 있다"고 했다.

고위급 회담에선 미·북 정상회담 의제인 북한 비핵화와 상응 조치도 논의될 예정이다. 북한의 영변 핵 시설 폐기, 미국의 연락사무소 개설과 인도적 지원 재개 등 관계 개선안이 양국의 협상 카드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북한의 ICBM (대륙간탄도미사일) 반출·폐기 및 '핵 동결'과 '대북 제재 일부 완화'를 맞바꾸는 방안도 한국 정부와 함께 논의해 왔다"며 "북한이 받아들일 경우 충분히 현실화될 수 있는 시나리오"라고 했다.

미·북 고위급 회담이 이번 주에 성사되면 작년 11월 회담이 돌연 취소된 이후 약 70일 만에 열리게 된다. 당시 북측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이 불발되자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엔 고위급 회담이 워싱턴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연스럽게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교착 상태에 빠졌던 미·북 협상이 다시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미·북 정상의 이해관계가 정확히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미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이 장기화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중국과의 협상 성과를 더욱 부각시키려 하는 상황"이라며 "셧다운이 미·북 협상의 촉매제가 된 셈"이라고 했다.

그간 미측의 고위급 회담 요청에 묵묵부답이던 북한도 미·북 관계 정상화, 제재 완화 등을 얻어내기 위해 '이제는 나설 때'라는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선 '미군 유해 송환을 제외하면 사실상 성과가 없었던 6·12 싱가포르 회담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ICBM 등 미 본토 위협 제거를 최우선으로 삼고, 북한이 4자 평화협정에 중국을 끌어들여 한·미 군사 공조 체제를 밀어낼 경우 북한 위협에 노출되는 것은 결국 한국"이라고 지적한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그런 상황에서도 우리 정부가 비핵화 문제에서 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1/15/201901150019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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