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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의달] 文 정부, '선진국 따라가기'라도 잘했으면…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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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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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섭 없이 자유 보장해야 기업 성공하고 초일류 돼
선진국 모방·추월 전략 접은 現 정부의 지향점은 무엇일까
 

송의달 오피니언 에디터
송의달 오피니언 에디터

# 일본 화낙(FANUC)은 4차 산업혁명의 '손발'로 불리는 산업용 로봇 분야 세계 최강이다. 스마트폰 등 제조에 핵심인 정밀 가공용 로보드릴과 공장 자동화에 필수인 NC(수치제어) 공작 기계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80%, 50%다. 전 세계 공장에서 가동 중인 화낙의 로봇은 40여만대로 보급률 기준 세계 1위다. 매년 영업이익률은 22~41%에 달한다. 48년째 이 회사가 변함 없이 지켜온 원칙은 '기술력 강화에 매진하고 정부 지원에 기대지 않는다'는 것이다. 창업자의 아들인 이나바 요시하루 회장은 "왜 민간 기업이 정부 도움이나 국민 세금을 바라봐야 하느냐. 그것은 기업인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단언한다. 그렇지만 그는 38개 제조 공장을 모두 일본 국내에 두고 고용 창출에 앞장서고 있다.

# 일론 머스크(48)는 전 세계 기업인을 통틀어 가장 '큰 꿈'을 그리며 '혁신'에 매진하는 인물이다. 24세에 스탠퍼드대 대학원 중퇴 후 10년 동안 전기차 회사 테슬라를 포함해 4개를 창업했고 지금도 인간의 화성 이주, 초고속 지하 터널, 청정 에너지 같은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는 "매주 80~100시간씩 일한다. 하루에 22시간 일한 적도 있다. 나의 다섯 아이와 놀아주는 게 유일한 취미"라고 말하는 '일벌레'다.

초일류 기업과 기업인의 단면을 보여주는 두 사례는 외부 간섭이나 도움 없이 자유와 창의를 맘껏 발휘할 때, 기업은 성공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워준다. 우리나라에 이나바 회장이나 머스크 같은 사람이 두세 명만 더 있다면 일자리와 신성장 동력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희망은 현 정부 들어 점점 불가능한 '몽상'으로 굳어지고 있다. 일하려는 열정이 끓어 넘쳐도 주(週) 52시간 넘게 근무하면 범법자로 몰리고, 경쟁력 약하고 규모 작은 회사일수록 정부 지원을 많이 받는 게 당연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허약한 기풍이 판치는 땅에서 이나바 회장과 머스크에서와 같은 '독립'과 '도전'의 정신은 싹틀 수조차 없다.

현 정부는 나아가 선진국 배우기와 추월 의지마저 스스로 포기하는 모습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일 밝힌 신년사가 이를 웅변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불평등을 넘어 함께 잘사는 사회로 가는 첫해로 만들겠다"며 '선진국을 따라가는 경제'가 아니라 '경제성장의 혜택을 온 국민이 함께 누리는 경제'를 목표로 직접 제시했다.

여기서 두 가지 의문이 든다. 먼저 현 정부는 선진국과 초일류 기업을 배우며 추월하려 발버둥쳐온 우리 경제 발전 전략과 노선이 이젠 필요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는가 하는 점이다. 만약 그렇다면 많은 국내외 전문가들이 문 정부에 대해 "선진국 따라잡기라도 잘했으면"하고 주문하는 마당에 잘못 내려진 처방일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일각에선 경제에서도 '우리 식(式)대로 노선'을 본격화하려는 속내를 드러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 하나는 문 대통령이 내건 '성장의 혜택을 함께 누리고, 함께 잘사는 사회'의 모델이 무엇인가 하는 점이다. 비슷한 목표를 내걸었던 소련과 동구권 사회주의는 이미 붕괴했고, 중국도 최근 실패 가능성이 높아져 마땅한 본보기 가 없다. 국민이 함께 잘살려면 가난한 사람을 부유하게 만들거나, 부자를 끌어내려 같이 못살게 해야 한다. 지난 1년 8개월 문 정부의 경제 운용으로 미뤄볼 때, 혹여 문 정부가 함께 가난하게 사는 북한식 경제를 지향하는 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일부에선 제기한다. 이런 걱정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문 정부는 솔직하고 투명하게 경제 노선을 밝혀야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1/03/201901030304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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