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신년사 분석]
'원자력 발전 전망적 조성' 표현, 전력문제 해결 절박함 시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발표한 신년사에는 대북 제재 장기화로 인한 피로감과 제재 해제에 대한 절박함이 녹아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실제 이번 신년사에는 "가혹한 경제봉쇄와 제재" "모든 것이 어려운 속에서" "여러 가지 장애와 난관" 등 고강도 대북 제재를 가리키는 표현들이 여럿 등장한다.

김정은이 '올해의 구호'로 제시한 표현부터가 '자력갱생의 기치 높이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진격로를 열어나가자'였다. 전성훈 아산정책연구원 객원연구위원은 "국제 제재의 장기화에 대비한 포석"이라고 했다.

김정은은 또 "자립경제의 잠재력을 남김 없이 발양시키고 경제발전의 동력을 살리기 위해 인적·물적 자원을 경제건설에 실리 있게 조직·동원해야 한다"고 했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경제상황이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반영된 것"이라며 "어려운 대내외 상황을 고려해 '사회주의 강국 건설'에서 '사회주의 건설'로 목표를 하향화했다"고 평가했다.

김정은은 또 "군수공업 부문에서는 (인민)경제 건설을 적극 지원해야 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북한연구소는 "국방 부문의 노동력과 기술력을 민수 부문 발전을 위해 투입하겠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했다. 김정은은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건설과 '삼지연 꾸리기' 등 관광 개발에 대해선 "최상의 수준에서 완공해야 한다"고 했다. 이들 관광지 조성은 대북 제재 회피용으로 평가된다.

이날 신년사에는 이례적으로 '원자력 발전 능력의 전망적 조성'이라는 표현이 등장했다. 이는 노동당 제7차 대회(2016년 5월)에서 언급된 내용으로 신년사에서 언급된 것은 처음이다. 열악한 전력 문제 해결의 절박성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외자 유치나 경제개발구 등 대외 개방과 연관된 표현은 나오지 않았다. 대북 제재 효과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장기화하는 현실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재로 인한 고통'은 김정은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언급한 대목에서 잘 드러난다는 분석이다. 두 사업의 재개 문제는 작년 9월 남북 정상이 합의한 내용이지만 대북 제재로 아직 재개되지 못하고 있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재개가 불가능하다는 걸 잘 알면서도 이를 콕 집어 언급했다"며 "그만큼 전방위 경제 제 재로 외화난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과거 북한은 금강산 관광을 통해 매년 5000만달러, 개성공단을 통해 매년 1억달러씩을 벌었다.

하지만 김정은은 "개성공업지구에 진출하였던 남측 기업인들의 어려운 사정과 민족의 명산을 찾아보고 싶어하는 남녘 동포들의 소망을 헤아렸다"며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가 마치 '대남(對南) 시혜 조치'인 것처럼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1/02/201901020025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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