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방위성, ‘레이더 조준’ 공방 속 당시 영상 공개 방침

한국 해군의 북한 조난 선박 구조 과정에서 발생한 레이더 가동 문제를 놓고 한·일 양국이 충돌하는 가운데, 일본 방위성이 광개토대왕함의 화기 관제(사격통제) 레이더가 자국의 해상자위대 초계기를 조준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관련 영상을 공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산케이 신문 등에 따르면, 방위성은 이르면 28일 당시 영상을 공개할 방침을 세웠다. 이 영상엔 레이더 조준에 대응하는 일본 측 자위대원의 교신이 기록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케이는 방위성은 한국 구축함의 항적을 보여주는 자료 등의 공개도 검토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일본은 지난 20일 우리 해군 구축함인 광개토대왕함이 동해상에서 자국 해상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 레이더를 가동했다며 연일 한국을 비난하고 있고, 우리측은 일본 해상초계기를 겨냥해 사격통제 레이더를 가동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한국과 일본 양국은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실무급 화상회의를 열었으나 입장 차이를 좁히지는 못했다.

한국 국방부는 이와 관련, "한·일 국방당국은 일본 초계기 관련 사안에 대해 한·일 실무급 화상회의를 개최했다"며 "이날 회의에서 상호 오해 해소를 위해 사실 관계 확인 및 기술적 분석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 NHK 등은 화상회의가 두 시간 동안 진행됐으나 양측의 입장은 평행선을 달렸다고 전했다.

이 회의에 한국 측은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인 김정유 육군 소장, 일본측은 통합막료감부(우리의 합참)의 이케마쓰 히데히로 수석 참사관이 참석했다.

논란의 핵심 중 하나는 레이더 발사 당시 북한 어선의 위치다. 맨눈으로 보이는 위치에 어선이 있었다면 레이더를 사용할 필요는 없었다는 게 일본 정부의 주장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영상에선 한국 해군의 구축함 인근에 북한 선적으로 보이는 어선이 보였다"며 "구축함 인근에 어선이 보였다는 점이 판명되면 한국 측 설명이 모순된 것임이 밝혀질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국이 사실관계 확인 및 오해 해소를 위한 협의를 지속하기로 한 가운데 방위성이 자국의 주장을 뒷받침한다며 일방적으로 영상을 공개하기로 함에 따라 ‘레이더 갈등’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