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개성서 철도연결 착공식
 

남북은 26일 개성 판문역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를 위한 '착공식' 행사를 가졌지만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때문에 실제 공사가 시작될지는 불투명하다.

앞서 남북은 여러 차례 이번과 비슷한 철도·도로 착공식을 가졌지만 실제 공사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이날 착공식의 '침목 서명식'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함께하는 평화번영 함께하는 남북 철도·도로 연결', 김윤혁 북한 철도성 부상은 '동·서해선 북남 철도 도로 련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기념하며'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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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개성 판문역에서 열린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를 위한 착공식’에서 김정렬(왼쪽부터) 국토교통부 2차관, 방강수 북한 민족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김현미 국토부 장관,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조명균 통일부장관이 손을 맞잡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남북 표지판 제막식에서 이강래(왼쪽부터) 한국도로공사 사장과 김정렬 국토부 2차관, 박호영 북한 국토환경보호성 제1부상 등 남북 인사들이 손을 잡고 있는 모습. /국토부 사진공동취재단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2003년 6월 14일 남북 철도 연결식을 군사분계선 내 장단역에서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도 "사실 오늘 이 착공식이 남북 간 세 번째 거행되는 착공식"이라며 "1차 착공식은 2000년 9월 18일 박재규 당시 장관 때 경의선 철도 연결 착공식이 있었고, 그 공사가 1년도 채 안 돼서 중단되는 바람에 2002년에는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실제 철도 연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행사에 참석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북측 조평통 인사와 만나 "한국은 힘이 없다. 착공식, 착수식 하려고 우리 정부가 얼마나 노력했나. 그 이상은 진전할 수 없다"고 했다.

박 의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울에 답방해 비핵화를 하겠다고 '서울 선언'을 하면 미국 여론도 달라질 것"이라고도 했다. 안드레이 쿨락 주한 러시아 대사는 '(러시아가) 실질적으로 남북 철도 사업에 참여할 의향이 있나'라는 질문에 "이것은 좀 검토해봐야 한다"고 했다.

국책 연구소 관계자는 "향후 북한 비핵화 진전과 대북 제재 해제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은 과거처럼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정부도 이런 현실을 인정하고 착공식 이후 추가 정밀 조사를 통해 기본 계획을 수립하고 설계 등 향후 본격적인 공사를 위한 사전 준비를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유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대북 제재 등의 문제로) 착공식 후 바로 공사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 당시 '냉면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발언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리 위원장은 착공식이 끝난 뒤 소회를 묻는 질문에 "감개가 무량합니다"라고만 짤막하게 답했다. '실제 공사는 언제 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남측과 협의할 겁니다"라고 했고, 이후 북측 관계자들은 더 이상 질문을 못 하도록 남측 기자들을 가로막았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이날 착공식에 대해 "실체가 없는 가불 행사"라고 비판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착공 없는 착공식을 꼭 해야 하느냐"며 "그야말로 착공식을 가불한 셈인데 국가의 격이 이래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남북 어디에서도 공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고 공사 범위와 추계는 고사하고 이 사업이 어느 정도 진행될지 어림도 잡기 어려운, 사업 계획도 없는 착공식"이라고 했다. 이어 "법적 근거도 없음은 물론이고, 한마디로 지지율 데드크로스를 찍은 문재인 대통령의 여론 조작용 착공식"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2/27/201812270035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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