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 켠 것 알고도 초계기 접근"… 日 "분 단위로 초계기 위치 파악"
 

이번에 논란의 중심이 된 사격통제 레이더는 무기 가동과 연동된 레이더다. 해군은 통상적으로 항해용 레이더를 켜고 운항하는데, 특수한 상황에서 사격통제 레이더를 켠다. 일본이 문제를 제기한 지난 20일 우리 해군은 이 사격통제 레이더를 가동했다.

군 관계자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우리 군은 이날 정오쯤 북한 선박 조난 사실을 접수하고 사격통제 레이더(MW08)의 '대함용 모드'를 작동했다. 일반 항해용 레이더보다 정밀한 사격통제 레이더로 작은 북한 선박을 찾고자 하는 취지였다. 북한 선박 조난 업무를 하던 광개토대왕함이 대화퇴 어장 남방 한·일 중간 수역에서 일본 해상자위대 P-1 초계기와 맞닥트린 시각은 이날 오후 3시쯤으로 추정된다.

여기서부터 양측의 주장이 첨예하게 엇갈린다. 일본은 "광개토대왕함이 단순히 몇 초가 아니고 분(分) 단위로 사격통제 레이더를 쏘며 초계기의 위치를 파악했다"고 했다. 하지만 군의 설명은 다르다. 광개토대왕함은 이미 수 시간 전부터 사격통제 레이더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일본 정부가 문제를 제기한 20일 오후 3시에는 초계기가 접근해 왔기 때문에 '영상 촬영용 광학 카메라'를 작동했다. 광학 카메라에는 추적 레이더(STIR)가 붙어 있지만, 추적 레이더의 빔을 사용하지 않고 광학 카메라만을 사용해 일본 초계기를 관측했다는 게 우리 군의 설명이다. 군에서는 오히려 "일본 초계기는 이미 우리가 수 시간 전부터 사격통제 레이더를 작동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접근해왔으며, 함정 위로 위협 비행을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본 측은 광개토대왕함을 향해 "어떤 의도냐"라고 무전을 보냈다 주장했지만, 우리 측은 "일본은 국제상선공통망을 통해 광개토대왕함이 아닌 해경을 호출 했다"고 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조금씩 엇갈린다. 예비역 해군 대령 출신의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광개토대왕함은 이미 접근하던 일본 초계기가 적성 국가 소속이 아님을 알고 있었고, 추적 레이더를 쏠 이유도 없다"고 했다. 그러나 한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역지사지로 우리 군이 일본에 이런 일을 당했다면 더 심한 반응을 보였을 것"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2/24/201812240025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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