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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균] "文플로머시 왜 이러나? 아마추어같이"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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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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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은 답방 길 닦는 외교, 청와대 앞엔 金 환영 그림판
그래 놓고 연내 답방은 무산… 중매 나선 교황 방북도 불투명
 

김창균 논설주간
김창균 논설주간

TV 개그 프로는 유행어로 승부한다. 많은 사람이 따라 하는 유행어를 만들어 내면 시청률이 올라가고 장수한다.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도 그중 하나였다. 사정을 빤히 아는 '프로'들 앞에서 '아마추어'처럼 허술한 짓을 할 때 쓰는 말이다. 이달 초 청와대가 "김정은 위원장이 답방할지 안 할지 모른다"고 연막을 쳤을 때 그 유행어가 떠올랐다. 당시는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만나 '김정은 연내 답방'에 대한 양해를 구했고 전용기 기자회견에선 "김정은이 답방하면 온 국민이 쌍수를 들고 환영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한 직후였다. 그래 놓고는 답방 성사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이거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라는 말이 목구멍을 맴돌았다.

외교·안보 분야 고위급을 지낸 인사는 "답방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남북이 치밀하게 공동 연출하고 있네요"라고 했다. 필자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그렇게까지 해놓고 연내 답방이 무산되면 대한민국 정부는 바보가 되기 때문이다. 남북이 극적인 발표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겠거니 짐작했다.


그런 추측이 확신에 가까워진 것은 청와대 사랑채 광장 앞 대형 그림판 때문이었다. 작가가 현장에서 직접 스프레이를 뿌려 문 대통령과 김정은이 악수하는 모습을 그려 냈다. 작품이 매일매일 진전돼 가는 모습을 청와대 방문객들이 소셜 미디어로 전했다. "김정은이 오면 저 그림 앞에서 문 대통령과 사진 한 컷을 찍겠구나. 또 한 편의 잘 짜인 이벤트"라고 생각했다.

그랬는데 김정은 연내 답방이 실제 무산되는 분위기다. "안 올지 모른다"고 할 때는 엄살인 줄 알고 피식 웃었는데 "진짜 안 온다"고 하니 어리둥절해진다. 지난 주말 저녁을 함께한 외교·안보 전문가들도 고개를 갸우뚱했다. 답방이 불확실한 상태에서 정부가 그토록 무모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마추어 시늉을 하는 줄 알았더니 그냥 아마추어였다. 그래서 "도대체 왜 이래?"라는 말이 또 나온다.

궁금증은 꼬리를 문다. 트럼프 대통령은 답방 무산 소식을 듣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김정은 답방 환영한다는 한마디 해 달라고 하더니 꽝이었네. 프레지던트 문, 싱거운 사람이야." 사랑채 앞 그림판은 어찌 되나. 전시 기간이 연장되나, 아니면 속편을 주문해야 하나. 탁현민 행정관의 탈(脫)청와대 시점은 '첫눈' 대신 '봄비'로 바뀌나.

답방이 오락가락하던 그 와중에 "교황의 내년 방북이 불투명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내년 교황 해외 방문 스케줄에 방북은 포함돼 있지 않다"는 교황청 관계자 말을 인용 보도했다. 국내 상당수 언론이 교황이 "무조건 북한에 갈 수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한 지 두 달도 채 안 됐다. 교황이 말을 바꾼 것일까, 청와대가 교황의 립서비스를 확대 해석했던 것일까. 교황은 당초 "북에서 초청장이 오면 검토해 보겠다"는 것이었는데 북이 초청장을 보냈다는 얘기도 없다. 교황 방북은 문 대통령이 아이디어를 내서 북한에서 먼저 운을 떼고 교황청까지 찾아가 주선한 야심작이었다. 그런데 정작 양쪽 당사자들은 시큰둥하다. 혼자 들떠서 중매에 나섰던 사람만 지붕 쳐다보는 신세다.

영화 대부의 주인공 돈 콜레오네는 '마약 비즈니스'를 제안받는 자리에서 입을 가볍게 놀린 장남을 따로 불러 엄하게 경고한다. "패밀리 밖 사람에게는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절대 말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자신의 의도를 상대방에게 들키지 말라는 교훈은 마피아 세계에서만 통하는 게 아니다. 내 카드만 먼저 공개되면 협상이 불리해진다. 또 협상이 자기 의도와 달리 결론이 났을 때 체면 문제까지 생긴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답방과 교황 방북에 매달리다가 헛물을 켰다. '대북 제재 해제로 비핵화를 촉진한다'는 구상을 내걸고 떠난 유럽 순방에서 '완전 비핵화 때까지 제재 유지'라는 공동 선언문이 채택됐다. 원전 수주를 위해 가는 것처럼 운을 뗐던 체코 방문에선 원전 얘기를 제대로 꺼내지도 못했다. 국제무대에서 거듭되는 文플로머시의 아마추어 행각에 국민까지 얼굴이 뜨뜻해진다.

돈 콜레오네가 "자기 생각을 밝히지 말라"고 한 대상은 '패밀리 밖 사람'이다. 패밀리끼리는 의도를 터 놓아도 된다는 얘기다. 문재인 정부가 속내까지 다 털어놓은 것이 북의 김정은 일당을 패밀리로 여겨서, 그래서 진정성을 전하기 위해서였다면 달리 할 말은 없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2/19/201812190317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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