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양강도 위성사진 11장 공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용인 '영저동(Yeongjeo-dong) 미사일 기지'를 계속 가동 중이며 새로운 시설들을 건설하면서 주변을 확장하고 있다고 미국의 CNN방송이 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특히 영저동 기지의 새로운 시설 공사는 지난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에도 계속됐고 8월까지 진행됐다고 CNN은 전했다. 비핵화 협상을 하는 중에도 북한은 미국을 염두에 둔 ICBM 공격 능력을 키워 왔다는 것이다.

CNN은 이날 자체 입수한 위성사진을 분석해 "북한이 영저동 미사일 기지와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인근 시설을 계속 가동 중이며 이 기지들과 시설은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다"고 했다. CNN은 "영저동 기지는 이미 알려졌던 군사 시설이지만 이번 위성사진에는 기존 기지에서 불과 7마일(11㎞) 떨어진 곳에서 기지를 새롭게 건설한 것이 나온다"며 "새로 입수한 위성사진들은 북한이 산간 내부 지역에 있는 핵심 장거리 미사일 기지를 상당히 확장해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여러 군 관계자도 CNN 보도를 부인하지 않았다. 이들에 따르면, CNN이 언급한 '기존 기지'는 영저동 영저리 미사일 기지로 추정된다. '7마일 떨어진 새로운 기지'는 영저동 회정리의 미사일 기지인데, 군 당국은 이곳을 가장 최근에 지어진 북한 미사일 기지 중 하나로 파악하고 있다고 군 관계자는 밝혔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이 미사일을 개량하면서 이에 맞춰 기지도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이와 관련한 동향이 포착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미 정보 당국에서는 이 기지를 오래전부터 파악하고 있었지만 일반에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합참은 이날 "군이 한·미 공조 아래 북한의 주요 지역을 추적·감시하고 있는 대상 중 한 곳"이라는 원론적 입장만 내놨다.

CNN은 이날 홈페이지에 영저동 기지를 촬영한 위성사진 11장을 올렸다. 그중에는 2013년부터 2018년까지 기지가 어떻게 확장돼 왔는지 비교하는 사진도 있다. 이 위성사진들은 북한이 지난해 매우 큰 규모의 지하 시설을 건설하고 있었으며, 이 시설이 올해 8월 현재 여전히 건설 중이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CNN은 설명했다. CNN이 입수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미들버리 연구소의 제프리 루이스 연구원은 "이전에 확인되지 않았던 시설에 대한 건설 작업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 간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열린 뒤에도 계속됐다"고 했다. 루이스 연구원은 영저동 기지가 미 본토까지 핵무기를 실어 타격할 수 있는 최신형 장거리 미사일을 수용할 수 있는 강력한 후보지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우리 정보 당국도 영저동 회정리 기지가 대륙간탄도미사일용이라고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군은 1999년 영저리와 황해북도 삭간몰 등 6곳에서 북한이 스커드·노동미사일 기지 공사를 벌이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영저리 미사일 기지는 노동미사일용 기지였는데 ICBM도 수용할 수 있도록 증축된 것으로 전해졌다. 군 관계자는 "영저동 영저리와 회정리 미사일 기지는 북한 미사일 기지 중 최북단에 있는 곳"이라며 "또 북·중 국경에서 불과 20여㎞ 떨어졌기 때문에 유사시 중국군의 개입을 우려해 한·미 연합 공군이 폭격하기도 부담스러운 곳"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미 국방부 크리스토퍼 로건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우리는 북한을 매우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으며 외교적 과정을 지속적으로 뒷받침해가고 있다"며 "정보 사안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CNN은 전했다. CNN은 "북한과 하는 외교적 대화가 북한 김정은의 핵·미사일 개발을 거의 막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준다"고 했다. 지난달 12일 미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았던 북한의 미사일 기지 13곳을 파악했다며 그 가운데 삭간몰 미사일 기지를 소개하기도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2/07/201812070024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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