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간담회 기자 질문에 '발끈'… "양국간에 전혀 다른 입장 없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월 30일(현지시간) 부에노스아이레스 코스타 살게로 센터 G20 양자정상회담 접견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외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아르헨티나에서 뉴질랜드로 향하는 '공군 1호기' 안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한·미 간에 불협화음이 있다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 도대체 어떤 근거로 그런 식의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이 한국에 대한 불만이나 불신 등 우려가 있다'는 기자의 지적에 "그 질문의 근거를 잘 모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외교가와 언론을 중심으로 제기돼 온 '한·미 불협화음론(論)'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작년 11월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15형 발사 후 1년간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한 것을 언급하며 "지금 상황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단히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30일 정상회담에서) 역사적인 변화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도력과 결단 덕분이라고 감사드렸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이 매우 컸다. 앞으로도 그런 역할 계속해주기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한·미 간에 북한·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전혀 다른 입장이 없다"며 "미국과 불협화음, 이런 이야기는 별로 근거 없는 추측성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동안 미국 조야(朝野)에선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북한과의 철도·도로 협력 등 각종 경협 사업에 적극성을 보이는 것에 대해 '과속' 우려를 제기해 왔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최근 국정감사에서 "미국 측과 저희가 부분적으로 약간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다"고 했다. 외교 소식통은 "백악관이나 국무부가 우회적 표현을 써서 그렇지 미국의 우려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 같은 '한·미 갈등설'을 부인하며 민감한 태도를 보였다. 청와대는 최근 한 언론이 '한·미 관계 악화에 대한 청와대 문건을 입수했다'고 보도하자 "언론 역사에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악성" "한·미 동맹을 깨뜨리고 이간질하려는 반(反)국가적 행태"라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한·미 불협화음론'을 비판한 것도 이런 분위기와 관련이 깊다는 관측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2/03/201812030032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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