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지난 13일 오전 4박 5일간의 미국 방문을 위해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다 진전된 비핵화 조치를 취하게 하려면 종전선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15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우드로윌슨센터에서 '한반도 평화구축을 위한 한미협력 방안'을 주제로 열린 '2018 한반도 국제포럼' 기조연설 및 질의응답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1인 지배체제이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조치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김정은과 그 밑의 고위층, 지도층과도 입장이 다른 부분이 있다"며 "주민의 경제와 삶을 희생하면서 개발한 핵무기를 포기하려면 김정은 입장에선 명분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 장관은 "지금 진행되고 있는 남북관계 변화, 한반도 변화에 대해 가장 희망을 갖고 지켜보는 것은 평양(북한)의 분위기"라며 "북한 주민과 북한 사회의 변화가 비핵화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상당히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30년 가까이 평양을 수십 차례 방문했고 올해 7월과 9월, 10월에 총 3차례 방북했다"면서 "특히 9월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5·1경기장에서 15만명의 주민에게 연설할 때 평양 시민들의 표정을 카메라에 담아왔고 그때 느낀 모습은 과거에 봤던 표정과 완전히 달랐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김정은의 연내 서울 답방과 관련해선 "남북이 합의한 사항"이라며 "연내 이행이 가능하고, 이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통상 정상회담에는 최소 두 달 이상이 필요하다"며 "과거 경험을 기준으로 보면 지금 남은 기간으로는 올해 연내 답방이 불가능하겠지만, 세 차례 회담으로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정상 간에는 아주 실용적으로 해서 준비하자는 기본적 합의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5월 26일 판문점에서 열린 두번째 회담은 준비 기간이 하루도 안 됐다. 9월 회담도 아주 짧은 기간에 준비가 됐다"며 "그리고 남북 간에는 정상회담을 포함해 많은 걸 협의할 수 있는 창구들이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핵화가 어려워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가 있다는 패널 질문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주체적인 자력갱생, 수준이 낮더라도 스스로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김정은은 북한이 세계적 수준이 안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대외 개방 없이 경제가 발전할 수 없는데, 동구권 사회주의 국가 사례에서 봤듯이 개방은 체제 불안을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체제 안정 필요성을 느끼는 정도가 김정은은 훨씬 강하고, 이 안건이 사실상 이번에 처음으로 협상 테이블에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이나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비핵화, 핵문제 해결과 북한이 주장하는 체제 안정이라는 두 가지를 목표로 두고 협상을 시작하게 된 것"이라며 "김정은은 반대급부가 주어진다면 핵을 포기하겠다는 의지가 과거보다 더욱 강하다"고 했다.

개성공단 재개 등 경제 협력과 관련해선 "본격적인 협력은 핵문제가 해결돼야 가능하다"며 기업의 대북 진출에 대해서도 "제재 하에서 한국 기업이 투자하거나 참여할 가능성은 없다"고 국제사회와 보조를 맞춘다는 입장을 밝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1/16/201811160092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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