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6일 북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의 막말 논란에 대해 "북한의 특정 인사의 발언과 관련해 확실하지 않은 내용, 맥락, 배경에 대해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한 사람의 발언에 대한 추측을 갖고 남북관계의 전반을 판단하는 것은 아주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의 질의에 답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의용 대통령비서실 국가안보실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유섭 의원은 이날 국감장에서 지난 9월 19일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방북한 우리 기업 총수들이 옥류관에서 리선권과 함께 식사를 하던 당시의 동영상을 틀었다. 정 의원은 "다들 웃고 즐기는 분위기인데 리선권이 오자 기업인들 테이블만 분위기가 얼어붙었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눈치를 보고, 최태원 SK 회장의 얼굴은 굳었다"고 했다. 당시 리선권은 기업 총수들에게 "아니,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네까"라고 발언한 것이 뒤늦게 알려진 바 있다. 리선권은 이밖에도 조명균 통일부 장관, 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 등 우리 측 인사에게 예의에 어긋나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의원은 "(리선권의 막말은) 핵무기를 가진 자의 오만"이라며 "핵무기가 해결이 안 되면 남북 간에 웃고 떠드는 게 다 무슨 의미겠느냐. 북한이 언제 핵무기를 휘두를지 모른다"고 했다.

정의용 실장은 "정 의원이 말씀한 우려를 충분히 염두에 두고 우리 정부가 북한과 대화하고 있다"고 했다. 정 실장은 "지금은 과거와는 전혀 다르다"며 "지금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남북미 3국 정상이 비핵화를 세계에 공약해 탑다운 방식으로 비핵화를 진행하고 있다. 또 과거 북한의 행태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정 실장은 또 "우리는 북의 처분만을 바라는 게 아니다"며 "우리 안보의 위협이 될 때는 압도적인 힘의 우위를 확보해 대응하겠다는 게 문재인 정부의 기본 철칙"이라고 했다. 정 실장은 재차 "북의 처분만 바라는 게 절대 아니다. 완전 비핵화 견인을 위한 실질적 노력을 하고 있다"며 "이런 정부의 노력으로 북한이 그동안하지 않았던 비핵화로의 실질적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정유섭 의원은 이에 "저희가 김정은을 진짜 믿게 하려면 최소한 핵무기를 몇 개 만들었는지, 어디다 놓았는지 신고라도 해야 한다"며 "(북한이) 핵무기를 다 숨기고 ‘언젠가는 없앨 거야’라고 하니 못 믿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정의용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 방문했을 때 현지 언론인과의 회견 과정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한 얘기를 소개한 적이 있는데, 북미 간에 신뢰가 아직 구축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핵물질, 운반수단 리스트를 신고하라는 것은 북한 입장에서 보면 공격 목표 리스트를 제출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었다"고 했다. 정 실장은 "북한도 핵물질 신고가 비핵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단계라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며 "그러한 절차 취하기 위해서는 당사자 간에 확실한 신뢰조치 구축돼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정 실장은 그러면서 "현재 북미 간에 그런 방향으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좋은 결실이 나올 것이라 기대한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1/06/201811060230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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