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볼턴<사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31일(현지 시각) 대북 선제공격이 북핵 위협을 없앨 유일한 방법이란 취임 전 생각을 여전히 갖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자신은 현재 과거와 다른 자리에 있기 때문에 과거 자유로운 신분에서 했던 말과 현재 NSC 보좌관으로서 하는 말을 비교하진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개인적으론 여전히 북한에 대한 군사 행동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워싱턴 DC의 민간연구소 ‘알렉산더 해밀턴 소사이어티’가 주최한 한 토론회에 참석해 ‘NSC 보좌관으로 임명되기 전 언론에 기고했던 대북 선제공격 주장을 여전히 갖고 있나’라는 질문을 받고 "나는 수년 동안 많은 것을 쓰고 말했으며 여전히 이 모든 것을 믿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지금 나는 매우 다른 자리에 있기 때문에 내가 자유로운 위치에 있을 때 했던 말과 현재 NSC 보좌관으로서 하는 말을 비교하진 않는다"며 "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조언을 하는 사람이며, 무엇을 할지 결정을 내리는 건 대통령"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게 바로 내가 ‘국가안보결정자’가 아니라 ‘국가안보보좌관’이라 말하는 이유"라고 했다.

볼턴 보좌관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대북 ‘수퍼 매파’로 꼽힌다. 그는 지난 3월 NSC 보좌관으로 임명되기 전 방송 출연과 언론 기고문을 통해 핵을 가진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은 법적, 도덕적으로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3월 22일 트럼프 대통령이 NSC 보좌관으로 임명하기 직전인 같은 달 20일엔 "미·북 정상회담에서 협상이 실패할 경우 다음 옵션으로 해야 할 군사 행동은 매우 위험하지만, 더 위험한 것은 북한이 핵능력을 보유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취임 후에는 북한의 핵무기 폐기 후 이를 미국으로 반출해야 한다는 ‘리비아 모델’을 주장해 북한의 반발을 불렀다. 북한은 볼턴 보좌관의 이 주장을 문제 삼아 미·북 정상회담 취소를 위협하기도 했다.

볼턴 보좌관은 토론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를 이끌어낼 것으로 믿는다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미국은 지금 북한과 까다로운 과정에 돌입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의 끝을 보기로 단단히 결심했고, (대통령이) 그렇게 할 것이라 낙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어느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있고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며 "우리가 북한을 진지하고 영구적인 방식으로 비핵화 한다면 이는 엄청난 성과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할 만한 업적이 될 수도 있다"고도 했다.
 
2018년 6월 8일 중국을 국빈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인민대회당 환영식에서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연합뉴스
볼턴 보좌관은 이날 북한과 이란의 핵·미사일 문제가 미국과 러시아·중국의 경쟁구도와 관련이 있다고도 했다. 그는 "북한과 이란을 다룰 때 (대량살상무기) 확산 위협이 더 중요하긴 하지만 이들 국가는 전략적 위협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며 "언젠가 역사는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과 이란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각각 정확히 어느 정도 도움을 줬는지 알려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이를 추측할 수 있는 확실한 증거를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며 "북한과 이란의 대량살상무기 확산 문제는 상당 부분 강대국 간의 경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확산을 막으려는 노력은 단지 북한의 위협을 다루는 게 아니라 실제 핵무기와 관련 기술의 이전 가능성을 다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 비핵화 조치와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를 논의할 미·북 고위급 회담은 다음 주 열린다. 아직 회담 장소와 정확한 날짜는 알려지지 않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31일 미 라디오 프로그램 ‘로라 잉그레이엄 쇼’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사찰단이 곧 북한의 핵 실험장 폐기 현장에 가길 바란다"며 다음 주 북한 당국자와 대화할 때 이 부분도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그는 지난달 19일 멕시코 방문 중 자신과 북측 인사가 참여하는 회담이 열흘 뒤쯤 열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1/01/201811010084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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