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싱가포르 MCI 제공

미국과 북한이 고위급 회담 개최를 위해 협의하고 있지만 아직 회담 일시와 장소를 확정하지 못했다고 미북 협상에 정통한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밝혔다. 현재 미북 협상은 북한이 확답을 주지 않아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고위 관계자는 23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북미가 고위급회담에 대해 계속 협의하는 것으로 파악되는데, 아직 날짜와 장소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북한에서 구체적인 답을 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19일 멕시코 방문 도중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열흘쯤 안에(in the next week and a half or so) 나와 북한 측 카운터파트 간 고위급회담을 ‘여기’에서 갖고 비핵화 논의가 큰 진전을 보기를 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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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고위 관계자는 "조금 답답하지만 미국은 준비가 돼 있기 때문에 (북한에서) 답이 오는 순간 당장 볼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북한은 준비됐을 때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폼페이오 장관이 말한 ‘여기’는 미국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는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나설 수 있다는 일각의 전망에 대해 "미국도 확인하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김 부부장이 최근 많은 중요 회의에 참석하고, 북한 체제 특수성으로 (김씨) 일가가 일을 맡는 예가 있어 역할을 맡을 수는 있겠지만 당장 준비해서 (북한) 밖으로 나오는 것은 어떨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최선희 외무성 부상간 실무협상도 북한에서 준비를 마치는대로 이뤄질 것이라며 고위급 회담과 실무협상이 선후의 개념 없이 상호보완하면서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비건-최선희 라인은 실무적인 얘기를 하는데, 합의문은 물론이고 경호와 통신까지 사전에 준비를 해야 한다"며 "입장을 만들고 철저히 준비를 해서 오는 것 자체에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비핵화 결단 속에 거대한 게임이 진행될 때는 북한도 한걸음 한걸음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면서 "북한은 지금까지 개발한 핵무기와 핵시설을 전부 폐기하는, 모든 것을 걸고 가는 게임이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해서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 고위 관계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먼저 제시한 영변 핵시설 폐기 조치를 둘러싼 미 한반도 전문가들의 회의적인 평가에 대해선 "북한이 어딘가에 농축시설을 넣어뒀다고 믿지만 대부분은 영변에 모여있다"면서 "영변 핵시설을 정리하면 북한 핵능력의 대부분을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내 종전선언 가능성에 대해선 "(북미) 실무협상이 얼마나 심도있게 합의를 도출하느냐에 달렸다"면서 "(실무협상에서) 합의가 되면 연내 종전선언이 불가능하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종전선언은 미국 입장에서는 큰 그림 속 일부로서 말해왔고 협상 대상"이라며 "우리의 입장은 연내에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간 종전선언을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의 연내 서울 방문이 이뤄질지에 대해선 "북미가 1월 정상 회담 개최를 실무적으로 준비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는 비핵화 진척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면서 "이 과정에서 남북 정상이 서울에서 만날 여건도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남북이 동·서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를 위한 착공식을 11월 말~12월 초 개최하는 것과 관련한 한·미 협의에 대해선 "잘 진행되고 있다.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0/24/201810240123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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