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중인 작년에도 6억달러어치
식량 부족분 2배 살 수 있는 돈
 

2012~2017년 북한의 품목별 사치품 수입액

북한이 2012년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작년까지 자동차·시계·귀금속 등 호화 사치품 구입에 쓴 돈이 40억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사치품은 김정은 일가가 직접 소비하거나 김정은 체제를 떠받치는 권력 엘리트들에게 하사품으로 뿌려진다. 특히 연이은 핵·미사일 도발로 국제사회의 전방위 대북 제재가 집중된 작년에도 사치품 구입액이 6억4078만달러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북한의 대중국 수입액(36억803만달러)의 17.8%에 해당한다.

2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윤상현 의원실에 따르면, 북한이 2012~2017년 사치품 구입에 쓴 돈은 40억429만달러다. 안보리 결의 1718호에 따라 통일부가 고시한 대북 반출 제한 사치품 목록을 기준으로 중국 해관(세관)의 무역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품목별로 ▲전자기기 20억1198만달러 ▲자동차 13억9025만달러 ▲주류 1억6545만달러 ▲광학기기 1억4703만달러 ▲화장품·향수 5248만달러 ▲시계 4913만달러 ▲가죽제품 4791만달러 ▲모피 4727만달러 ▲양탄자 3757만달러 ▲선박 3571만달러 ▲악기 1235만달러 ▲귀금속 711만달러였다.

자동차 수입액엔 '수퍼카 수집광'으로 알려진 김정은의 의전 차량인 '방탄 벤츠'와 얼마 전 존재가 확인된 롤스로이스 등 외제차 구입비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는 시계와 함께 김정은의 선물 통치에 가장 자주 활용되는 품목이다. 수입 악기들은 모란봉악단과 삼지연관현악단 등 김정은의 체제 선전용 악단에 지급됐을 가능성이 크다.

윤 의원은 "북한이 작년 사치품 수입에 쓴 외화로 국제시장에서 쌀을 구입했다면 식량 부족량(80만2000t)의 2배인 165만여t의 쌀을 살 수 있었다"며 "북한의 식량 부족은 국제사회의 지원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김정은에게 주민을 먹여 살리겠다는 의지가 전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북한이 매년 6억달러가 넘는 사치품을 사들일 수 있었던 것은 북한 대외 무역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 정부가 제재 이행에 소극적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윤 의원은 "중국의 제재 이행을 요구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제재 해제'를 위한 선전전을 펴고 있다"고 했다.

최근 국제사회에선 대북 제재의 이완으로 해석할 수 있는 징후들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유엔 제재 명단에 오른 북한 선박 '동산 2호 '가 지난 15일 북한 서해에서 약 900km 떨어진 중국 저우산(舟山) 인근 바다에서 포착됐다. 또 데일리NK 보도(19일)에 따르면, 중국산 차량들이 당국의 묵인하에 북한에 밀무역 형식으로 들어가고 있다. 싱가포르인 1명과 기업 3곳은 북한에 보석과 시계 등 고가의 사치품을 43차례(50만달러 상당)에 걸쳐 납품한 혐의로 싱가포르 당국에 의해 기소됐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0/22/201810220019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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