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주도권 잡고, 트럼프가 관료들 말에 집중하지 않아 비핵화 진전"
"역사성 상징성 볼 때 판문점이 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좋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1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주도권(initiative)을 잡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를 잘 소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을 연결시켜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바꿨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이날 오전 광화문 에스타워에서 열린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창간기념 행사 중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과 한반도 평화’ 주제의 대담에 대담자로 나서 ‘트럼프 대통령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비핵화가 진전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청중의 평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 혼자만의 결정 때문은 아니라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특보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관료들의 말에 집중하지 않고 내린 결정과 문 대통령, 김 위원장 간 전략적 삼박자가 맞아떨어져서 잘 됐다"고 덧붙였다. 또 "미국의 한반도 정책이 일관됐다 할 수는 없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에 평화를 구축하는 피스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한편 문 특보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지난 3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핵무기 목록을 요구하면 검증을 놓고 이어질 논쟁에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질 위험이 있다"며 "미국이 종전선언 같은 상응조치를 하는 대가로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영구 폐기한다면 비핵화를 향해 나아가는 대단히 큰 도약"이라고 제안한 것에 대해서는 "좋은 생각이지만 북한이 종전선언과 핵사찰을 등가라고 생각하지 않아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북한이 안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대담이 끝난 뒤 한 언론과의 문답에서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를 안으로 내놓은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이 종전선언만 제안하면 이를 안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대북 제재의 부분적 완화라도 들고나와야 딜(deal)이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문 특보는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최근 북한이 종전선언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은 점을 들었다. 최근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2일지 '종전은 누가 누구에게 주는 선사품이 아니다'라 는 제목의 논평에서 "‘미국이 종전선언에 응해주는 대가로 북조선으로부터 핵 계획 신고와 검증은 물론, 영변 핵시설 폐기나 (동창리) 미사일 시설 폐기 등을 받아내야 한다’는 궤변들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 특보는 제2차 미북정상회담 장소에 대해서는 "역사성, 상징성을 고려하면 개인적으로는 판문점이 2차 북미정상회담의 장소로 좋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0/10/201810100215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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