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9일(현지 시각) 북한 비핵화 이전에 대북 제재 완화나 해제는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2차 정상회담을 준비하면서도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룰 때까지 대북 제재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줄곧 밝혀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의 사임 발표 기자회견 중 북한 비핵화를 위해 많은 진전을 이뤘다고 말하며 "(대북) 제재를 전혀 없애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에) 매우 큰 제재를 가하고 있다"며 "제재를 제거하고 싶지만, 우리가 그러기 위해선 (북한으로부터) 뭔가를 얻어내야 한다"고 했다. 제재 완화나 해제 전에 북한이 먼저 새로운 비핵화 조치를 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이 비핵화를 하지 않으면 제재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 해제’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이 제재를 풀기 전 북한의 비핵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8년 10월 9월 백악관 집무실에서 니키 헤일리(왼쪽) 유엔 주재 미국 대사의 사임을 발표하고 있다. /CNN

미국 정부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7일 4차 방북 직전에도 대북 추가 제재 조치를 취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지난 4일 유엔과 미국의 대북 제재를 위반해 북한과 거래한 터키 기업 1곳과 개인 3명을 제재 대상으로 추가 지정한다고 발표하며 "미국은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이룰 때까지 계속해서 제재를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4차 방북 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풍계리 핵실험장에 사찰단을 초청한 것을 ‘중대한 진전’이라고 자평했지만, 이를 진전으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풍계리는 이미 북한 입장에서 사용 가치가 없는 곳이란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서 실질적 발표가 없다는 것에 좌절감을 느꼈나’라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전혀 좌절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이 굉장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결과에 만족감을 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0년간 북한 문제에서 아무런 결과물이 없었던 것과 비교해 현재 자신과 북한의 협상 속도는 놀랍도록 빠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싱가포르에서 6·12 미·북 정상회담이 열린 후 불과 석 달이 지났다고 언급하며 "그 사이에 굉장한 진전을 이뤘다"고 했다. 북한의 핵실험이나 로켓 발사도 없었고 김정은과 관계도 좋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2차 미·북 정상회담 개최지로 첫 회담이 열린 싱가포르가 아닌 3~4곳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차 회담을 미 플로리다주에 있는 그의 별장 마러라고에서 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김정은)도 좋아할 거고 나도 좋다"면서도 "두고 보자"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서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 땅과 그들(북한) 땅에서 많은 회담을 하게 될 거라 생각한다"며 "북한이란 나라는 매우 성공적인 국가, 경제적으로 성공한 나라가 될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0/10/2018101000766.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