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호인력 등 점검 지시 내려와
 

요즘 경찰청 경호·경비 담당자들의 초미의 관심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한이다. 지난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이 "가까운 시일 내 서울을 방문한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연내 방한이 최종 결정된다면 11월 말에서 12월 초가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한 달 남짓밖에 남지 않은 김정은 방문에 경찰청 경호·경비과 직원들은 비상 야근 체제에 돌입했다. 2주 전쯤 지시가 내려와 경찰 병력을 얼마나 동원할 수 있는지 등을 전반적으로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이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서울 시내 호텔 3곳을 꼽아 보안 사항도 검토하고 있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지난 2월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방문했을 때 묵었던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 머물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그동안 쌓아온 모든 경호와 경비 노하우를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들은 "경호 등급 최상 혹은 그 이상이 될 것"이라며 "G20 수준의 경력이 동원될 것"이라고 했다. 2010년 열린 G20은 경찰이 경호·경비를 맡은 작전 중 가장 대규모였다. 당시 경찰은 경찰관 3만여명, 전·의경 2만여명 등 총 5만명을 동원했다. 전국 경찰의 40%를 투입한 것이다. G20 행사장이었던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근처엔 3중 저지선을 깔고 경찰들로 에워쌌다. 당시 'G20 정상회의 경호 안전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해 행사장 반경 2㎞ 내를 경호 안전 구역으로 설정했고 해당 지역에서는 집회·시위가 금지됐었다. 외국에서 열린 G20 행사에서 폭력 시위가 발생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해당 특별법이 '계엄령 수준'이라 위헌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경찰은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나 경로가 정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교통수단, 동선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김정은이 연내 방한할 경우 G20 때처럼 별도의 특별법을 제정할 시간이 없어 시위를 금지·통제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고위 관계자는 "청와대 경호처가 주체가 돼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김정은이 내려오면 11만명이 넘는 전국 경찰의 대부분을 경비 경력으로 투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10/10/2018101000123.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